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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Nov 10. 2020

[인터뷰①] '광주' 테이

"5.18운동 몰랐던 제가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어요"



"'광주'를 한다고 마음먹고 관련 사실들을 공부하면서 그동안 몰랐던게 너무 미안했어요"     


       

사진=싱글리스트DB, 최은희 기자


뮤지컬 배우 테이가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제작된 창작 뮤지컬 '광주' 서울 공연을 마치는 시점에서 전한 소감이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 참여해왔지만 '광주'가 테이에게 미친 영향은 단순히 필모그래피에 이름 하나 올리는 것 이상이었다.


경상도 울산에서 나고 자란 테이로서는 윗세대 어른들의 지역감정 조장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때문에 '광주'에 참여하기 전까지도 그날의 사실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부끄럽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처음에 제의가 왔을때 많이 고민했어요. 경상도 울산이 고향이라 경상도 어르신들 이야기들 들으면서 자랐어요. 광주 사건에 대해 아예 몰랐죠. '광주' 한다고 마음먹고 공부하면서 그동안 몰랐던게 미안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공부 할거고, 극중 대사에도 있지만 진실을 진실로 알기위해 노력하려해요"


'광주'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던 당시를 그린다. 테이는 시위를 폭동으로 변질시켜야하는 임무를 받고 시민들 틈으로 비밀리에 투입된 편의대원 박한수 역을 맡았다. 역사적 사실을 명확히 알지 못했기에 캐릭터 구축을 위한 노력이 더욱 많이 요구됐다. 


유튜브와 관련 다큐멘터리, 인터뷰 등을 찾아보며 당시를 이해하려 했다. 그럼에도 무대를 본 관객들에게 박한수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인물이다. 테이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윤이건 역으로 들어가기로 돼있었는데 박한수로 바뀌었어요. 근데 광주를 내가 잘 몰랐기에 윤이건의 뜨거움을 공부하기엔 시간이 짧다 싶었죠. 박한수는 진실을 모르다가 무대위에서 알아가는 인물이에요.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겠다 싶었죠. 무대위에서 박한수 나오면 관객들이 크게 개입되는게 없으니 당황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인물묘사가 좀더 발전되면 좋을 것 같긴해요"


"편의대원은 작전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투입돼요. 또 제대할 때가 되니 사회를 보기 시작하죠. 나가서 어떻게 살아야하나 생각하는 그 타이밍이 박한수의 타이밍이에요. 군인이지만 나가서 시민이 돼야하는 단계에 있는거죠. 마지막 명령이라 열심히하려했지만 의혹을 품고 눈을 떠가는 인물이고요. 그 인물이 깨어가는게 저처럼 광주사건을 잘 몰랐던 분들이 같이 눈을 떠가는,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것 같아요"


작품의 배경을 이해하고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만큼 어려운 건 음악이었다. 일반적인 뮤지컬 넘버처럼 귀에 쏙쏙박히는 스타일은 아니다. 때문에 공연을 본 관객들도 음악에 낯섦을 느낀다. 테이는 배우들 역시 음악을 익히는게 결코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더더욱 '광주'에 재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연습실 갈때 이렇게 계속 식은땀난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진짜 어려워요. 멜로디를 외운 다음에도 건반에 맞춰서 노래하면 못 부르겠더라고요. 계속 내가 틀린 것 같고. 음악적인 틀을 깨고 들어가야하는 고난도 음악이에요. 자꾸 발라드를 불렀던게 있으니 코드에 벗어나는 음악을 내는게 너무 안되더라고요 그러니 자신없고 불안하게 나오고요. 물론 그런만큼 다 해내고나서의 희열이 더 컸어요. 음악적으로 한 단계 성장했죠"


모든게 어려운 상황이었던만큼 동료 배우들과 서로 의지하는 부분도 컸다고 한다. 특히 같은 박한수 역을 맡은 동갑내기 친구 민우혁과는 친구이기에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민우혁 배우는 15년지기 친구예요. 원래는 배우들끼리 서로 연기에 대해 말하기 민감한 부분이 있는데 친구라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죠. 서은광 배우 같은 경우는 작품 대하는 자세가 너무 좋았어요. 계속 매달리면서 작품에 열정을 보였죠. 그런 사랑스런 배우의 모습을 보여줬어요. 박한수 뿐 아니라 다른 배역 분들과도 계속 통화하고 대화하면서 이렇게저렇게 해보자고 의견 나누곤 했어요. 김대곤 배우, 김찬호 배우도 동갑이에요. 편하게 대화를 많이해서 좋았어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장민수 기자  kways123@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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