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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an 27. 2017

아주 정치적으로 해석해본 '더킹' 4 POINT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검사 태수(조인성)가 권력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개봉 6일째 200만 돌파, 8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한 ‘더 킹’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로 설 연휴 극장가를 질주할 태세다. 풍자와 해학의 영화 속 장면들은 실존 인물들을 호출하는가 하면 현실과 비교되는 정치적 함의를 품어 논란을 더한다.



1. 고 노무현 전 대통령 vs 박근혜 대통령

검찰 출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왼쪽)과 탄핵 가결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사진=KBS, YTN 방송화면 캡처]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담아낸 만큼 영화 ‘더 킹’에는 박정희 대통령 서거부터 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및 실제 사건들이 등장한다. 한재림 감독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과 안타까운 서거가 ‘더 킹’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그 사건은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다”라며 제작 동기를 밝혔다. ‘더 킹’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뉴스 화면이 그대로 나오는 것은 물론, 탄핵 가결 당시 국회의사당 안에서 활짝 웃고 있는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모습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2. 김기춘 우병우 연상케 하는 캐릭터

극중 태수가 줄을 대는 검찰 전략수사부 부장검사 한강식은 법과 정의, 역사의식에서 벗어난 정권의 하수인이자 권력 설계자로 등장한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정치권 심지어 조폭과도 결탁하며 자신을 배신하는 자는 철저히 응징을 가하는 냉혈한이다. 20대 젊은 나이부터 권력층의 눈에 들어 승승장구하며 마침내 검사장에까지 오른다. 이런 모습은 20대에 사법고시에 합격해 초고속 승진을 하며 요직을 전전한 대표적 정치검사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를 연상케 한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뇌물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는 모습을 부하 직원 2명과 함께 창문으로 내다보며 웃는 장면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한 홍만표 대검 기획수사부장, 이인규 대검중수부장, 우병우 중수1과장을 떠올리게 한다.



3. 우주의 기운이! 최태민-최순실 풍자?

극중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간 경합이 치열하던 순간, 다음 정권의 향방을 점치기 위해 무속인을 찾아가 점괘를 받아든 뒤 “대중이야!”라고 외치는 장면은 폭소를 자아낸다. 또한 무당이 주관하는 굿판에서 부하 검사들을 대동해 덩달아 방방 뛰며 애타게 비는 장면은 객석을 포복절도케 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직무수행을 해야 할 검사들이 무속신앙에 의존하는 장면은 단순히 웃음으로 휘발되는 게 아니라 씁쓸함을 안겨줬다. 더욱이 사이비 종교 주술가로 입길에 오르고 있는 최태민과 그의 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온나라가 들끓고, 세월호 참사 '7시간 미스터리'를 둘러싸고 당시 박 대통령이 굿판을 벌였다는 루머가 솟구쳤던 상황이라 그저 코믹한 장면으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4. 검사 묘사 두고 진영대결

최근 박사모 카페에서는 “정우성 주연 영화 ‘더 킹’ 절대 보이콧. 애국시민의 무서움과 강력한 결속력을 보여주자”는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이에 다수의 누리꾼들이 “내가 두 번 보지 뭐” “이미 한번 봤고 엄빠랑 또 갈건데?” “볼까 말까였는데 확실하게 봐야겠다”란 반응을 보이며 N차 관람 열풍에 불을 지폈다.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주 최고위원은 추미애 대표와 대화에서 “박봉과 야근 등 격무에 시달리는 99% 검사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1% 정치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더 킹’을 보면서 국민들은 김기춘 우병우를 떠올린다”고 전해 정치 이슈로까지 번지고 있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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