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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an 27. 2017

[리뷰] 소통을 통한 의미 탐구, 색다른 SF 매력 '

탄탄한 스토리와 흡인력 있는 연출, 가슴을 때리는 울림까지 영화의 진수를 선보여 왔던 드니 빌뇌브 감독이 신작 ‘컨택트’로 컴백을 알렸다. 처음 도전하는 SF장르에서도 독보적인 작법을 과시, 시네필의 마음을 향해 돌진할 채비를 마쳤다.


‘컨택트’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12개의 외계인의 쉘과 그들이 보내는 의문의 신호, 이를 해독해야 하는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아담스)와 물리학자 이안(제레미 레너)의 사연을 담았다. 



드니 빌뇌브의 독창적 ‘SF 스릴러’            

드니 빌뇌브 감독은 전작 ‘프리즈너스’ ‘에너미’(2013),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에서 인상적인 스릴러 연출을 선보이며 전세계 영화 팬의 시선을 확 사로잡은 바 있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 시도하는 SF영화 ‘컨택트’에서도 자신의 주특기인 심장을 옥죄는 연출 감각을 활용해 관객의 흥미와 취향을 톡톡히 건드린다.


‘컨택트’ 속 루이스에게 주어진 미션은 지구에 들어온 외계인들이 누구이고,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이는 스릴러 장르의 특색이다. 신비로운 SF 비주얼에 상대방의 정체와 목적을 알아내야 하는 스릴러 장르문법을 얹어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과 궁금증을 퍼뜨린다. 이 설정에 더불어 현실과 회상의 애매한 경계를 오가는 다층적 구조는 관객의 추리 의지를 불태우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놀라운 반전은 명쾌하고도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생존 아닌 소통, 색다른 SF 시도            

최근 몇 년 간 명품 SF영화들이 영화 팬들을 매혹한 바 있다.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등 영화들은 만물의 영장이라며 오만했던 인간들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전했다. ‘컨택트’도 이 메시지의 궤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다만 거대한 우주 앞에 좌절하는 인간상을 소묘하기보단, 외계 존재와 ‘언어’를 매개로 소통하며 또 다른 차원의 성숙, 성장을 그린다.


언어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도구다. 동시에 소통과 공감의 매개로 상호간 화합을 끌어내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는 ‘외계인’이란 존재는 영화에서 늘 적으로 상정되었고, 주인공들의 서사는 늘 정복과 생존에 방점이 찍히곤 했다. 오직 스스로를 향하는 관심과 시선. 하지만 ‘컨택트’는 이 고정관념에서 탈피를 시도한다. 생존이 아니라 낯선 존재와 소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루이스와 이안의 서사는 ‘진정한 화합’에 관한 메시지를 남긴다. 



의미는 차이에서 나온다            

루이스와 이안의 서사 행보는 일반적인 예측과 다소 차이를 둔다. 외계인의 “무기를 건네준다”는 말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인 군인들은 공격을 준비하지만, 루이스는 이면의 의미를 탐구하려한다. 이 과정에서 “의미는 차이에서 나온다”고 했던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언어철학을 차용, 이해와 오해 사이의 진정한 함의를 찾는다.


루이스와 이안은 차이를 탐구하며 생김새도, 언어도, 생활방식도 다른 두 존재의 화합을 향해 나아간다. 이는 외계 침공이란 비상사태에서도 알력싸움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모양새와 대치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배척, 차별에도 큰 메시지를 전한다. 화합을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보다 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꿈꿀 수 있다는 깊이 있는 발자국을 남긴다. 


러닝타임 1시간56분. 12세 관람가. 2월2일 개봉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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