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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Apr 06. 2017

‘라디오스타’ 오상진 눈물이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 -

                                                                                                                                                                                                                 

미남 방송인 오상진이 6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행사 어디까지 가봤니’ 특집에 가수 장윤정 홍진영, 프리랜스 방송인 신영일과 함께 출연한 오상진은 프로그램이 끝나갈 무렵 와락 오열을 터뜨려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오랜만에 MBC에 와서”라고 눈시울을 붉힌 뒤 “항상 상암동(CJ E&M 케이블채널과 종편 JTBC가 있는) 주변을 떠돌면서”라며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오상진의 눈물에 당황한 장윤정이 “퇴사하고 처음 온거냐”며 MC들과 분위기를 띄웠으나 오상진은 말을 잇지 못한 채 계속 눈물을 흘렸다.


오상진은 “사실은 제가 세 분처럼 ‘행사의 신’도 아니고 오랜만에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분들 인사드리고...고향에 와서 조명 밑에서 일하는 게 감개무량하다. 개인적으로 즐거운 날 클로징 망쳐서 죄송하다”며 출연 소감을 마쳤다.





이명박 정권 당시 방송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MBC 노조 소속 PD와 기자, 아나운서들이 사측의 징계성 조치로 인해 마이크를 놓거나 큐사인을 내리지 못했던 암흑과 같던 시기를 거쳐 방송활동을 재개했으나 과거와 달리 출연 기회는 대폭 축소됐다. 아예 자신의 업무와 무관한 한직을 떠돌기까지 했다. 오상진 역시 피해자들 중 한 사람이었다.


지난 2006년 MBC 공채 24기로 입사한 그는 시작부터 전도유망한 아나운서로 승승장구했다. 정갈한 언변과 수려한 외모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차세대 간판 아나운서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실력과 소신 있는 선배, 동료들이 줄줄이 MBC를 떠나게 되면서 그 역시 2012년 2월 퇴사했다. 이후 MBC는 시청자 신뢰도와 공정성 부문에서 바닥을 맴돌고 있다.





한창 일할 시기인 7년차에 금쪽과 같이 여기던 직장을 나와야했던 그가 황야의 프리랜스 방송인으로 전전하다가 5년 만에 친정을 방문하면서 느꼈던 심경은 얼마나 복잡했을까. 방송 중 돌발한 오상진의 폭풍 오열은 정치권력이 언론을 지배한 어두웠던 시대, 일그러진 방송사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오상진이 출연한 이날 ‘라디오스타’가 웃음으로만 휘발되지 않는 이유다.



사진= MBC '라디오스타' 제공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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