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일 찾기 힘든 요즘, 유별난 즐거움을 찾기 위해 극장을 방문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블록버스터 오락영화가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지만, 그 가운데 반짝반짝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도 배경 영화가 씨네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유독 매서운 추위가 몰려오는 올 겨울, 고즈넉한 인도의 멋과 향 속으로 퐁당 빠져보는 건 어떨까.
‣ 블랙
세상이 온통 어둠뿐이었던 8살 소녀 미셸(라니 무케르지), 아무런 규칙도 질서도 모르던 그를 가르치기 위해 사하이 선생님(아미타브 밧찬)이 새로 오게 된다. 포기를 모르는 선생님의 믿음과 노력으로 미셸에게는 새로운 인생이 열린다. 그러던 어느 날, 사하이는 예고 없이 그녀 곁을 떠나고, 미셸은 그의 가르침대로 세상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블랙’(감독 산제이 릴라 반살리)은 ‘인도판 헬렌 켈러’ 스토리를 다루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 부재한 희망과 꿈을 노래한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한 소녀의 희망적 사연을 그리지만, 역설적으로 눈을 뜨고 있는 우리가 더 한계에 갇혀 있었음을 명징하게 밝힌다. 항상 유쾌한 인도 영화의 특징적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 짙은 감동을 선물한다. 러닝타임 2시간4분. 전체 관람가. 1월19일 재개봉.
‣ 술탄
술탄(살만 칸)은 아르파(아누쉬카 샤르마)를 본 순간 첫눈에 반한다. 사랑을 위해 레슬링 선수가 된 술탄은 그녀와 결혼에 성공하지만, 거듭된 성공으로 결국 오만에 빠져 두 사람은 헤어지고 만다. 자책에 빠진 술탄은 나락으로 빠진다. 그렇게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중년이 된 술탄, 인생과 사랑을 되찾기 위해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찾아 나서는데...
‘술탄’(감독 알리 아바스 자파)은 중년 남성의 용기와 도전을 그려낸다. 풋풋하게 표현된 영화는 왠지 모를 귀여움과 설렘을 더한다. 한물간 레슬러의 눈물겨운 도전기는 25년 배우 경력 동안 끊임없는 구설에 휘말려 온 배우 살만 칸의 인생과 꼭 닮았다. 배우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는 인도 배경에 묘한 분위기와 어울려 유별난 감상을 콕 심는다. 러닝타임 2시간50분. 12세 관람가. 1월19일 개봉.
‣ 라이언
기차에서 깜빡 잠이 든 다섯 살 소년 사루는 집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눈을 뜨다. 집을 찾지 못해 수개월을 떠돌던 그는 결국 인도를 떠나 호주에 살고 있는 새로운 가족 곁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25년 후, 서른 살이 된 사루(데브 파텔)는 우연히 인도 친구를 만나고, ‘구글어스’로 전 세계 어디든 찾을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집으로 가는 길을 찾기 시작한다.
‘라이언’(감독 가스 데이비스)은 구글어스를 이용해 25년 만에 집을 찾아 온 사루 브리얼리의 기적 같은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남다른 감정을 퍼뜨리는 스토리에 세련된 호주 풍경과 황량한 인도 배경이 대조를 이루며 감상을 심화시킨다. 다섯 살 소년이 얼굴에 숯칠을 하고 무지개를 지나 달려가는 모습은 아린 가슴에 흐뭇함을 한 방울 떨어뜨린다. 러닝타임 2시간. 12세 관람가. 2월1일 개봉.
‣ 샤룩칸의 팬
슈퍼스타 아리안(샤룩 칸)을 동경하는 가라브(샤룩 칸). 그는 아리안을 보기 위해 뭄바이로 향한다. 하지만 아리안은 하찮은 팬에 지나지 않는 가라브를 무시하고, 외려 감옥으로 보내고 만다. 이에 앙심을 품은 가라브는 충실한 팬에서 ‘안티’로 변하고, 결국 지독했던 팬심이 위험한 증오와 집착으로 바뀌게 되는데...
‘발리우드의 제왕’ 샤룩 칸이 ‘샤룩칸의 팬’(감독 마니쉬 샤르마)에서 기존 유쾌한 분위기를 벗어던지고 2인1역 스릴러로 컴백한다. 인도의 독특한 극장과 놀이공원, 부촌과 빈민촌 등을 오가며 여러 풍경을 스크린에 옮겨 눈길을 끈다. 한국영화 ‘용의자’(2013)의 오세영 무술감독이 지휘한 추적 액션 신이 독특함을 더한다. 러닝타임 2시간18분. 2월9일 개봉.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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