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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Apr 18. 2017

[리뷰] ‘특별시민’ 유권자·정치인의 자격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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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가 공교롭다. 다음달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기에 개봉을 결정한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은 정치영화다. 지난 몇 개월간 첨예한 정치적 사건, 빅이슈로 점철된 현실이기에 정치영화가 대중의 흥미를 끌 수 있을까, 징글징글한 단면을 극장에서까지 목도하고 싶을까 우려가 존재했다. 하지만 막상 뚜겅을 연 ‘특별시민’은 웰메이드 정치 드라마이면서 재미있으며, 메시지 역시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앞선 우려를 불식시킬 만하다.



 

 

01. 특별시민 vs 시장

‘특별시민’의 영문제목은 ‘시장(The Mayor)’이다. 상대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공존공생 관계이면서도 언제든 등 돌릴 수 있는 시민과 시장, 기대와 신뢰 속에 한 표를 던진 유권자에서 변종구 캠프 광고전문가로 다시 특별시민으로 돌아가는 박경(심은경)과 노회한 정치인이자 시장인 변종구(최민식)를 병치시킨다. 두 존재를 영화는 진부하지 않은 시선으로, 녹록치 않은 솜씨로 파고든다. 유권자인 특별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우습게 보려드는 자들에게 결코 표를 줘서는 안 됨을 웅변한다. 더불어 민주공화국 구성원들의 자격을 묻는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 선거쇼


 

정치인에게 권력은 존재 이유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합법적 과정의 꽃이 선거다. 선거에서 유권자로부터 표를 얻기 위해 모든 걸 불사한다. 청춘콘서트 무대에 올라 스냅백을 쓴 채 랩을 하면서까지 이미지를 관리한다. 실검 1위를 위해 이슈를 조작하고, 네거티브 전술을 무시로 구사한다. 단일화를 위한 검은돈 거래, 선거공작 쯤은 노 프러블럼이다. 문제 유발 가족단속에 공을 들이고, TV토론마저 연출한다. 관객은 “똥물에서 진주를 찾는”(극중 곽도원 대사) 선거전의 이면을 웃다가 긴장했다가, 비린내를 맡아가며 감상하게 된다. 어느 순간 대선후보들이 벌이는 난타전이 포개진다.

 
# 배우들의 또 다른 얼굴

‘특별시민’의 빅 재미 가운데 하나는 연기파 배우들에게서 접하는 색다른 얼굴이다. 최민식은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며 권모술수에 능한 변종구 캐릭터에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 숨결을 불어넣는다. 출마선언 장면에선 울컥할 정도로 변종구의 연설에 빠져들게 만든다. 문래동 공장 노동자에서 사법고시 패스, 정치 입문, 서울시장 당선으로 이어져온 파란만장한 궤적이 최민식의 표정과 눈빛, 목소리로 간파돼 버린다.
 

 
코믹한 감초 캐릭터로 소비되던 라미란은 서울시장 후보 양진주 역을 맡아 싱글맘 정치인의 결기를,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자 선거공작의 일인자인 심혁수 역 곽도원은 검사로 출연한 ‘아수라’ 이후의 모습인 듯 살 떨린다. 소신과 강단으로 직진하는 박경 역 심은경, 권력의 주변을 맴도는 하이에나 같은 기자로 분한 문소리, 정치권력과 결탁한 건달 출신 사장 역의 코믹한 박혁권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러닝타임 2시간10분. 15세 이상 관람가. 4월26일 개봉.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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