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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Dec 28. 2016

또 무더기 대리수상,
아쉬움 남긴 대종상

‘반쪽짜리’ 오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제53회 대종상영화제가 오늘(27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유독 좋은 작품이 많았던 2016년 한국 영화계 축제의 장이 돼야할 자리였지만, 많은 영화인들의 불참과 대리수상이 이어지며 올해도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내부자들’ 5관왕 - 최우수작품상, 감독상(우민호), 남우주연상(이병헌), 시나리오상, 기획상            

올해 대종상의 주인공은 ‘내부자들’이었다. ‘곡성’ ‘대호’ ‘덕혜옹주’ ‘밀정’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제작자 김원국 대표는 무대에 올라 “사람도 나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서 그걸 잘 이겨내고 극복하면 건강해지듯이 대종상 영화제와 대한민국이 빨리 건강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며 눈길을 끌었다.


‘내부자들’은 최우수작품상 이외에도 감독상, 남우주연상, 시나리오상, 기획상 등 알짜배기 부문을 모조리 휩쓸며 지난 청룡영화제 때부터 이어져 온 수상행진을 이어갔다. 


‘곡성’ 5관왕 - 신인여자배우상(김환희), 촬영상, 조명상, 녹음상, 편집상

올 칸영화제 때부터 호평 일색의 반응을 모아왔던 ‘곡성’도 5관왕에 올랐다. 관객들을 깜짝 놀래키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던 만큼 촬영, 조명, 녹음, 편집 등 영화 기술에 관련된 상을 모조리 휩쓸며 저력을 발휘했다.


생애 단 한 번 뿐인 신인배우상의 영예를 안은 ‘곡성’ 김환희는 “멋진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곡성'에서 효진이 역할 만들어주신 나홍진 감독님 감사한다”며 “연기 호흡 맞춰주신 선배님들 너무 감사드린다. 그 사이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 영광이었다. 뒷바라지 해주신 엄마, 아빠, 한별이 사랑한다”고 깜찍한 소감을 건네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잇단 대리수상, 개최 강행의 아쉬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리수상이 줄을 이었다. 대종상 측은 공정성을 자부했지만 영화인들이 가진 불신의 골이 깊은 탓에 정작 참여 인원은 많지 않았고, 수상자 절반 이상이 불참해 의미가 퇴색된 감이 없지 않았다. 이 날 첫 수상으로 호명된 신인남우상 ‘4등’ 정가람을 시작으로 “상을 잘 전달하겠다”는 대리수상 소감이 11차례나 이어졌다.


편집상을 수상한 '곡성' 김선민 기사는 시상식에 불참, 사회를 맡은 김병찬이 “어느 분이 대리수상으로 올라오실 겁니까?”라고 묻는 상황까지 맞았다. 이에 아역배우 김환희가 무대에 올랐고 "'곡성' 편집상 받게 돼서 정말 기쁘다. 이 상을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라고 수상소감을 짤막하게 밝혔다. 그리고 특히 김환희는 조명상마저 대리수상자로 올라 민망함이 감돌았다.  


남우주연상 이병헌 “상 받은 기쁨보다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남녀주연상의 영광은 ‘내부자들’ 이병헌과 ‘덕혜옹주’ 손예진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이 날 남녀주연상 후보 중 유일하게 참석한 이병헌은 남다른 소감을 전하며 영화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병헌은 20년 전 신인상을 받던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배우라면 누구나 한번 쯤 꼭 그 무대 위에 서고 싶은 명예로운 시상식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으로 시상식에 참여한 기억이 난다”고 밝혔지만 논란의 대종상을 바라보며 “상을 받은 기쁨보다 무거운 마음이 앞선 것이 제 솔직한 심정”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긴 시간을 지내며 명예를 이전처럼 찾는 것이 단시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며 “한 마음이 돼서 고민하고 노력하는 순간에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생각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50~60년 전에 대선배들이 큰 뜻을 가지고 영화제를 만드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 후배들이 더 고민하고 노력해서 지켜줘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제53회 대종상 수상자(작) 리스트

▲최우수작품상=내부자들

▲감독상=우민호(내부자들) 

▲남우주연상=이병헌(내부자들)

▲여우주연상=손예진(덕혜옹주) 

▲인기상=이범수(인천상륙작전)

▲남우조연상=엄태구(밀정)

▲여우조연상=라미란(덕혜옹주) 

▲신인감독상=조정래(귀향)

▲신인남우상=정가람(4등)

▲신인여우상=김환희(곡성)

▲뉴라이징상=김희진(인천상륙작전) 최리(귀향) 

▲기획상=김원국(내부자들)

▲시나리오상=우민호(내부자들)

▲조명상=김창호(곡성)

▲촬영상=홍경표(곡성)

▲음악상=최용락 조성우(덕혜옹주)

▲편집상=김선민(곡성)

▲의상상=권유진 임승희(덕혜옹주)

▲미술상=조화성(밀정)

▲녹음상=김신용 박용기(곡성)

▲첨단기술특별상=조용석 황호균 곽태용 정도안 길태의(대호)

▲한국영화발전공로상=윤삼육  


사진=대종상 중계 캡처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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