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싱글리스트 May 16. 2017

 '옥자' 4년만에 돌아온 봉준호,

스케일·스토리 다 잡았다 [종합]

                                                                                                                                                                                                                                                                                                  

'설국열차' 이후 4년만의 신작, 봉준호의 '옥자'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었다.





1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옥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 프로듀서, 최두호·김태완·서우식 프로듀서, 김우택 NEW 총괄대표가 참석했다.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합친듯한 커다란 동물 '옥자'와, 그를 사랑하는 소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다. 옥자와 미자는 강원도 산골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었으나, 글로벌 기업 미란도는 갑자기 옥자를 미국 뉴욕으로 끌고 간다.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옥자'의 티저 예고편과 프로덕션 다이어리 영상이 공개됐다. 괴수, SF영화로 소개됐지만 그 이상의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내가 만든 최초의 러브스토리다. 사랑엔 방해물들이 있기 마련인데, 옥자와 미자의 여정을 다루면서 이들을 풍자한다"며 "칸에선 정치적인 영화라고 소개하더라. 정치적인 풍자도 있고 세상 사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옥자'가 미자와 더불어사는 동물이란 점이 중요하다. 봉준호 감독은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명을 돌파했다고 들었다"며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다 나온다. 동물을 가족과 친구로도 보고, 먹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오늘 점심만 해도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드신 분들 많을 것이고 그게 일상인데, 한번 생각해볼 영화다. 동물과 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가장 아름다운 일, 혹은 가장 흉측한 일이 영화에 다 나온다"고 말했다.


'옥자'는 글로벌 영화로 그 기대가 높다.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가 제작비 5000만 달러(한화 약 560억)을 전액 투자했고,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플랜B 엔터테인먼트와 옥자 SPC가 공동 제작했다.


넷플릭스와 봉준호가 손잡은 이유는 '옥자'의 남다른 스케일과 내용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 덕분에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예산 규모가 무척 큰 데다가, 내용이 과감하고 독창적이란 점에서 망설이는 회사들이 많았다. 넷플릭스는 두 가지 위험성에도 전폭적으로 지지해 줬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 측이 감독에게 전권을 다 맡기는 것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은 "연출자에겐 창작의 자유, 즉 최종편집권이 가장 중요하다. 스필버그 정도를 제외하면 감독에게 이 정도로 전권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 정도의 영화에 100% 전권을 줬으니 같이 작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하거나, 하기 싫은 걸 시킨 적이 없었다. 영화에 흠이 있다면 그건 100% 내 책임이다. 그만큼 부담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배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넷플릭스는 온라인 서비스로, '옥자'가 과연 국내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모았던 부분이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 측이 한국 극장 개봉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처음부터 약속을 해 줘서 걱정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테드 넷플릭스 책임자는 '옥자' 작업에 대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놀라운 일인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을 오랫동안 흠모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영화계의 대가, 장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창의력을 가진 사람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는 게 제작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흡족해했다. 이밖에도 명쾌한 의사소통과 열정적인 작업태도 등이 넷플릭스 협업에서의 장점으로 꼽혔다. 


'옥자'에는 한국 아역배우 출신에 안서현을 비롯해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등 스타들이 출연했다. '설국열차'를 통해 봉준호 감독과 친해진 틸다 스윈튼은 출연뿐 아니라 영화 여러 부분에 참여해 '코워커'로서 이름을 올렸다. 


'옥자'는 이날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개봉일을 6월 29일로 확정 발표했다. 국내 극장 개봉일인 동시에, 190개국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에 공개되는 날이다. 다양한 언어로 된 자막이나 더빙이 서비스된다. 극장 상영기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무제한 개봉할 예정이다. 


'옥자'는 17일 개막하는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봉준호 감독은 출국해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가 상을 받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심사에 지친 분들이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거란 확신은 든다"며 '옥자'의 아름다운 내용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 이완기(라운드 테이블)


에디터 오소영  oso0@slist.kr

매거진의 이전글 극장에 부는 '다양성' 바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