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신파 없이도 남는 따뜻한 여운
"나보다 좋은 남편 어디 없을까요?"
'어떤 상황이라도 즐거운 일로 바꾸자'는 신념으로 살아온 베테랑 방송작가 미무라 슈지(오다 유지)는 췌장암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남겨진 가족이 걱정되는 미무라는 아내 아야코(요시다 요)의 새 남편을 찾아주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무라는 웨딩업체 대표를 만나고, 새 남편감을 찾아나서며 생애 마지막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하듯 작전을 진행해 나간다.
18일 개봉한 영화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는 '새 남편 찾아주기'라는 도발적인 설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미무라의 투병기보단 '재혼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밝고 가벼운 분위기다.
아내의 취향을 조사해 미무라가 찾아낸 새 남편감은 따뜻한 성품의 기업가 이토 쇼조(하라다 타이조)다. 재혼을 성사시키려 열심히 노력하는 미무라에게선 아내에 대한 열렬한 사랑이 묻어난다. 미무라는 결혼 생각이 없다는 이토에게 '가족이 생기면 좋은 점'에 대해 설명하고, 아야코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지 줄줄 늘어놓는다.
'신파'를 자제하고 가벼운 터치로 그려냈지만, 후반부는 역시 묵직하다. 특히 엔딩 장면과 마지막 쿠키영상은 짠한 감동을 전한다.
영화의 여운이 오랫동안 남는 것은 미무라 역을 맡은 오다 유지의 감정연기 덕분이다. 시한부 삶을 살면서도 미무라는 너무나 밝아 속이 없어보일 정도지만, 슬픔을 웃음으로 감추는 모습은 짠하게 느껴진다. 똑부러지면서도 사려깊은 아야코 역의 요시다 요, 새 남편감으로 낙점될만큼 완벽해보이는 이토 역의 하라다 타이조의 연기도 훌륭하다.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의 원작은 방송작가 출신의 히구치 타쿠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배우들의 열연에, '결혼 못하는 남자'를 통해 결혼을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담아냈던 미야케 요시시게 감독의 연출이 더해져 기분 좋게 따스한 영화가 탄생했다.
가정의 달 5월에는 부부의 달(5월 21일) 등 기념일이 가득하다.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로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에디터 오소영 oso0@slist.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