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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an 02. 2017

'영화 읽어주는 남자' 스티븐 달드리 대표작 5편

많은 작품에서 짙은 감상을 남기며 ‘믿고 보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스티븐 달드리가 대표작 ‘빌리 엘리어트’와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를 들고 한국 극장가를 또 한 번 달굴 계획이다. 유독 추운 올 겨울, 오랜만에 극장에 컴백해 손난로 같이 훈훈한 매력으로 영화팬들의 꽁꽁 언 마음을 스르르 녹여낼 전망이다. 


1. 빌리 엘리어트(2000)            

영국 북부 탄광촌, 11살 소년 빌리(제이미 벨)는 매일 복싱을 배우러 가던 체육관에서 우연히 발레 수업을 본다. 그가 따라나는 동작을 보고 재능을 발견한 발레 선생님 윌킨슨 부인(줄리 월터스)은 빌리에게 특별 수업을 해주며 로얄발레학교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발레는 여자들이나 하는 거라며 반대하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는데...


‘빌리 엘리어트’는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데뷔작이다. 런던 로열 코트 극장 예술감독 출신으로 100편이 넘는 공연의 무대연출을 맡으며 경력을 쌓았던 그는 영화 속 발레 장면을 섬세한 시선으로 옮겨 놨다. 주인공을 맡은 제이미 벨은 인상적인 연기 데뷔에 성공, ‘글래디에이터’ 러셀 크로우와 ‘캐스트 어웨이’ 톰 행크스를 제치고 2000년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러닝타임 1시간50분. 12세 관람가. 1월5일 재개봉. 


2. 디 아워스(2002)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디 아워스’는 1923년 영국 리치몬드 교외에 사는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의 사연부터 그녀가 집필한 소설 ‘댈러웨이 부인’이 관통하는 1951년 미국 LA의 로라(줄리안 무어), 2001년 뉴욕 클래리사(메릴 스트립)의 상처와 현실에 관한 스토리를 나열한다. 묘하게 이어지는 각기 다른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이 엮이듯 촘촘하게 구성돼 관객의 가슴을 데운다.


‘디 아워스’는 마이클 커닝햄이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달드리 특유의 인간애와 그를 바탕으로 한 문학적 감수성,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단조로우면서도 내밀한 고민이 엿보이는 영화적 구성이 작곡가 필립 글래스의 미니멀한 음악의 감성과 만나 더 깊은 감상을 심는다. 


3.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2008)            

10대 소년 마이클(데이빗 크로스)은 우연히 30대 여인 한나(케이트 윈슬렛)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마이클이 책을 읽어주는 것을 좋아하던 한나는 어느 날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살던 마이클은 법대생이 돼 8년 후 우연히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선 한나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인생을 흔든 사랑은 너무나 큰 비밀을 감추고 있었는데...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는 또 한 번 극장에 찾아온다. 1950-60년대 독일을 배경으로 전쟁 세대를 대표하는 여인과 그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소년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그린다. 이 사랑이 담은 시대적 함의와 딜레마는 다양한 논란을 야기하며 관객의 고민을 요구한다. 러닝타임 2시간3분. 청소년 관람불가. 1월19일 재개봉. 


4.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2011)            

아마추어 발명가이자 탬버린 연주자이며, 평화주의자인 엉뚱한 소년 오스카(토마스 혼)는 현재 뉴욕 구석구석을 뒤져야 하는 긴급한 탐색을 수행 중이다. 9.11 테러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유품 속에 있던 열쇠의 정체를 밝혀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오스카는 저마다 슬픔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조금씩 비밀을 향해 한 발짝씩 전진해 나가는데...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미국 문학의 대표주자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9.11을 다루지만 마냥 슬프거나 아픔으로 남겨두지 않고, 소년 오스카의 눈으로 바라보며 풋풋함을 얹어낸다. 소년의 탐사기를 주요 골자로 하지만, 조금씩의 성장은 상실과 치유에 관한 거대한 이야기로 심장을 때린다. 


5. 트래쉬(2014)            

브라질 리우에서 살아가는 소년 라파엘과 가르도는 어느 날 우연히 쓰레기 더미에서 지갑을 발견한다. 뜻밖의 행운도 잠시, 곧 경찰이 들이닥쳐 지갑을 수소문하고, 수상함을 느낀 두 친구는 하수구에 사는 일명 ‘들쥐’에게 지갑을 맡긴다. 라파엘, 가르도, 들쥐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세 소년을 쫓고, 이를 둘러싼 수수께끼가 하나둘 씩 펼쳐지는데...


세상 가장 낮은 곳에 거주하는 세 소년의 특별한 모험을 그린 ‘트래쉬’는 이국적인 브라질 배경, 긴장감 배가하는 스토리, 색깔 있는 세 소년의 캐릭터가 만나 최상의 시너지를 내뿜는다. 이를 통해 비열한 어른들의 세계를 비판적으로 직시한다. 여기에 팝, 힙합, 아카펠라,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OST로 흥미를 톡톡히 자극해 관객을 매료시킨다.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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