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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un 03. 2017

‘알쓸신잡’ 귀호강 인문학 예능...

유시민·김영하·정재승 매력 발산





귀가 즐거운 인문학 예능이 탄생했다. 2일 첫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는 4명의 박사들과 유희열의 통영 여행기를 그렸다.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 4명의 박사와 가수 유희열은 따로 또 같이 각자의 방식으로 통영을 여행하고 맛보고 즐겼다. 이 과정에서 4명의 아재 박사들은 역사, 문학, 과학, 정치경제, 미식 등에 대한 전방위 수다를 통해 지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를 빠져들게 만들었다.

호주제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모계의 흔적을 찾아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적하는 과학적 설명으로까지 번졌고 "이순신은 왜 인기가 높았을까"라는 궁금증은 "'이순신 장군 폐에 들어갔던 공기 분자가 얼마 만큼 우리 몸속에 들어갈까' 궁금했다"는 기발한 발언으로까지 이어졌다.

유시민 작가는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논객 특유의 논리정연한 언변, JTBC ‘썰전’에서 갈고 닦은 순발력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드러냈다.

뇌연구 물리학자 정재승의 의외성 역시 돋보였다. 정재승은 과학도다운 타고난 호기심과 집요함을 드러내면서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정재승은 장어의 효능에 대한 질문에 “정력은 그렇게 쉽게 상승하지 않는다” “플라시보(위약효과)에게 너무 많이 기대하면 안된다”와 같은 촌철살인의 유머감각과 이순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계산 과정을 설명하면서 한방을 터뜨렸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영하는 훈훈한 외모와 느긋한 성품, 소설가다운 진중한 모습과 더불어 의외의 개그 본능으로 눈길을 붙들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해박한 음식 지식과 자기 자랑, 유시민과 황교익의 음식을 둘러싼 은근한 자존심 싸움은 웃음을 자아냈다. 통영의 수려한 경관과 침샘을 자극하는 진미들 역시 놓칠 수 없는 포인트였다.

이렇듯 4명의 출연자는 '여행' '먹방' '인문학'이 어우리진 신종 예능에서 각기 다른 개성으로 입담을 마음껏 뽐냈으며 나영석 PD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네 ‘박사’의 지성을 예능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연출’했다.

특히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한국사회에 대한 통찰을 담아냄으로써 ‘인문학’ 예능이라는 본령에 충실한 첫 걸음을 보여줬다.



사진= tvN '알쓸신잡' 방송화면 캡처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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