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예권은 누구?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이 55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15회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포트워스 베이스 퍼포먼스홀에서 17일간 펼쳐진 밴 클라이번 콩쿠르 폐막식에서 선우예권은 1위 수상 낭보를 품에 안았다. 그는 9일 밤 마지막 결선에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소화해 관객의 전원 기립 박수를 받으며 우승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미국의 명 피아니스트 밴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해 1962년 창설된 이 콩쿠르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과 어깨를 겨루는 국제적 명성의 피아노 경연 대회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선우예권이 처음이다. 앞서 2005년 조이스 양(양희원), 2009년 손열음이 각각 2위를 수상한 바 있다.
또래의 임동혁 임동민 김선욱 손열음 등 유명 피아니스트들에 비해 국내에서 과소평가됐지만 실력파로 꼽혀온 선우예권은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서 세이무어 립킨을 사사하고 매네스 음대에서 리차드 구드를 사사했다. 현재 하노버 국립 음대에서 베른트 괴츠네를 사사하고 있다.
중학생 시절 이화경향 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며 푸른 떡잎을 보인 그는 18세에 프라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센다이 콩쿠르,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 등 각종 국제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 퍼레이드를 벌였다. 스스로 인터뷰에서 "상금 때문에 콩쿠르에 나간다'며 '생계형 피아니스트'임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번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으로 한국인 피아니스트 최다인 주요 국제 콩쿠르 8번째 1위를 챙겼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프레이징, 편안한 감정으로 음악 본연에 충실한 것으로 정평이 난 선우예권은 5만달러(5600만원)의 상금을 받는 것을 비롯해 앞으로 3년간 미국 투어와 음반 발매 등을 지원받게 됐다. 오는 12월20일 예술의전당에서 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들을 국내 청중들에게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목 프로덕션, 밴 클라이번 콩쿠르 홈페이지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