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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un 30. 2017

 [리뷰] 10대 히어로의 유쾌발랄 성장기

 '스파이더맨: 홈커밍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세대교체 바람을 몰고 올 ‘스파이더맨: 홈커밍’(감독 존 왓츠)이 30일 언론 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예상대로 압도적인 비주얼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무장해 여름 박스오피스를 질주할 채비를 단단히 마쳤다.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시빌 워’ 당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발탁돼 대단한 활약을 펼쳤던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의 이야기를 다룬다. “위험한 일은 하지 말라”는 스타크의 조언에도 허세와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10대’ 피터 파커는 세상을 위협하는 적 벌처(마이클 키튼)에 맞선다.


‣ 마블 유니버스 New 히어로, 스파이더맨 성장기


히어로 무비는 일반적으로 무협 서사를 따라가기 마련이다. 주인공은 고난을 겪고서 복수를 다짐하고, 어떤 계기로 강력한 힘을 얻어 하나하나 적을 쳐부숴나가는 통쾌한 서사구조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이 구조를 차용하지 않는다. 사실 ‘스파이더맨’이 영웅이 되기 전 겪는 고난(삼촌의 죽음)과 힘을 얻게 되는 계기(슈퍼거미에게 물리는 일)는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에 굳이 쓸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대신 이 작품이 집중하는 건 영웅인 척(?)하는 스파이더맨이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성장 스토리다. 히어로로서 자각은 하고 있지만, 도무지 어떻게 자신의 힘을 사용해야할지 모르는 피터는 토니 스타크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위험한 범죄현장에 뛰어들기 일쑤다. 미성년자 히어로가 느낄법한 ‘영웅심의 한계’를 잘 표현해 10대 영웅의 위태로움을 정확히 표현한다.


눈에 띄는 건 이전 ‘스파이더맨’ 작품들에서 꾸준히 표현돼 온 ‘큰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피터 파커 스스로 깨달아 간다는 점이다. 물론 이 대목에서 선배 히어로로서 조언을 해주는 토니 스타크의 존재가 결정적이지만, 영웅으로의 걸음을 내딛는 건 피터 파커 본인이다. 영웅-10대 학생, 그 가운데의 딜레마를 통해 조금씩 변화해가는 그의 성숙은 ‘책임감’이라는 미덕을 보다 강조한다.





‣ 넘치는 액션신, 독일까 약일까


‘스파이더맨: 홈커밍’엔 팬들을 가슴 뛰게 만드는 액션신이 가득하다. 기억에 남는 액션만 해도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액션을 선호하는 입장에선 스파이더맨 특유의 유쾌발랄한 격투에 환호를 보낼 만하다. 그러나 그 반대 입장에선 다소 과하게 넘치는 액션이 피로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


ATM기 앞에서 펼치는 강도와의 싸움부터 미니트럭 추격신, 악당 벌처와 처음 만나 펼치는 트럭 위의 격투,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엘리베이터 구출신, 클라이막스인 비행기 액션 등등 스파이더맨의 성장에 따라 조금씩 다른 느낌의 액션이 이어지지만 워낙 많은 액션 탓에 마지막에 가선 그 감흥이 조금 무감각해진다.





‣ 톰 홀랜드-마이클 키튼, 나이 차 뛰어넘은 강렬한 기싸움


최근 많은 히어로 무비가 ‘주인공에 비해 악역의 포스가 약하다’는 아쉬움을 자아낸 바 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홈커밍’ 속 벌처의 존재감은 이 아쉬움을 해소한다. 외계기술과 지구기술을 결합한 무기로 무장한 벌처의 물리적 강력함은 물론, 배우 마이클 키튼의 서늘한 눈빛은 스파이더맨의 유쾌함과 대조되며 극적 긴장감을 배가한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이러니하게도 액션신보다 차 안에서 벌어지는 피터 파커와 벌처의 기싸움이다. 서로의 정체를 눈치 채고 신경전을 펼치는 두 배우의 호흡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마이클 키튼의 내공은 물론, 마흔다섯 살의 나이차에도 전혀 기죽지 않는 톰 홀랜드의 능력치가 극 전체의 긴장감을 쥐락펴락하면서 흥미를 놓치지 않는다.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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