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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Dec 28. 2016

2017년 '퀴어독립영화 르네상스' 주목작 3편

2016년 극장가에 ‘캐롤’ ‘대니쉬 걸’ ‘로렐’ ‘연애담’ 등 퀴어영화가 잇따라 개봉하며 화제를 모았다. 새해에도 다양한 퀴어독립영화들이 관객과 만난다. 특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서울프라이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주목 받은 영화들이 포진해 한국 퀴어영화의 양적, 질적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작품 3편을 골랐다. 



■ 걱정말아요            

포문을 열 ‘걱정말아요’는 누군가와의 특별한 만남을 ‘애타는 마음’ ‘새끼손가락’ ‘소월길’ 3개의 작품으로 엮어낸 옴니버스 영화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점이 두드러진다. 세 작품은 각각 단편영화로 다수의 영화제에 출품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소준문 감독의 ‘애타는 마음’은 심야에 우연히 만난 두 남자(정지순 이시후)를 통해 현시대 게이들의 욕망을 적나라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김현 감독, 권기하 박정근 이준상 주연의 ‘새끼손가락’은 누구와도 다르지 않은 첫사랑에 대한 풋풋하고 아련한 감정이 잘 녹아있다. 김대견 신종훈 감독의 ‘소월길’은 박카스 아줌마 점순(박명신)과 여자가 되고 싶은 은지(고원희)의 만남을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이야기한다. 1월5일 개봉 



■ 꿈의 제인            

오빠처럼 지내던 정호가 도망가 버리자 홀로 남게 된 소현(이민지) 앞에 정호를 찾는 의문의 여인 제인(구교환)이 나타나고, 둘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는 내용이다. 충무로의 주목할 만한 배우 겸 감독 구교환은 ‘꿈의 제인’에서 독보적인 트랜스젠더 캐릭터를 구축,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가출팸 아이들을 돌보는 따뜻한 심성의 제인은 좋아하는 남자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 탓에 자살을 감행하는 아픔 많은 인물이다. 구교환은 성 소수자의 외향에 치중하거나 대상화시키거나 소재주의로 활용하는 법 없이 내면에 집중하며 삶을 대하는 태도와 고민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상반기 개봉. 



■ 분장            

독립영화 ‘분장’(감독 남연우)는 성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인정의 문제를 깊이 있는 통찰로 담아낸다. 유명한 연극의 트랜스젠더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무명 연극배우 송준(남연우)은 연기를 위해 트랜스젠더들을 만나고 친분을 쌓으면서 자신은 성소수자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무용을 전공하는 남동생이 게이임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자신이 믿는 것은 무엇이었고, 하고 있는 연기는 과연 진실한 것일까.


작품은 믿는 것과 실체 사이의 간극, 정체성과 연기 사이의 혼란을 액자극 형태를 통해 섬세하고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음악, 조명, 촬영, 세트 등 프로덕션의 완성도가 높으며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두드러진다. 상반기 개봉.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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