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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Sep 10. 2017

‘그것이 알고 싶다’ 마닐라 총기 사망사건,

 방안의 세 남자 둘러싼 의혹 9



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 총기 사망사건의 미스터리를 파헤쳤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2016년 7월1일 오전 7시50분경 마닐라의 호텔 방 안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머리에 치명적인 관통상을 입고 뇌사 상태로 발견된 이는 4살 된 어린 아들을 둔 고 신주영씨였고 결국 다음날 사망했다.


사건 당일, 불과 28제곱미터의 좁은 호텔 방 안에는 고인이 친형처럼 따랐던 직상 사장 전씨와 3개월 관광비자로 전씨를 방문한 친구 송씨 그리고 주영씨 3명뿐이었다. 전씨와 송씨는 회사 돈 수억원을 횡령해 도박으로 탕진한 주영씨가 죄책감에 못이겨 총을 꺼내 자신의 머리를 겨냥한 뒤 자살했다고 진술했다. 필리핀 경찰 역시 “자살로 추정”된다고 조서를 작성했고, 현재 주영씨 사망사건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유족들은 부모와 아내, 어린 자식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고인이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국내 및 필리핀 경찰에 타살의혹 소송을 제기했다. 미스터리한 총기사건에 대해 방송에서 제기한 의문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하나. 총기 자살을 한 주영씨의 손에는 화약흔이 발견되지 않았다. 나머지 두 사람에게서도 화약흔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기전문가에 따르면 화약흔은 비누로 손을 씻어내도 발견되지 않는다. 실제 당일 총성이 울렸을 때 우연히 주변에 있던 현지 경찰이 방문을 두드렸으나 2~3분 동안 누구도 방문을 열지 않아 경찰과 앰뷸런스가 도착할 때까지 대기해야만 했다. 왜 두 사람은 방문을 열지 않았으며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던 걸까. 


둘. 전씨와 송씨는 수억 원에 달하는 회사돈을 주영씨가 도박으로 탕진했다고 말했으나 현지 카지노 직원들과 전씨, 주영씨의 지인들은 주영씨가 도박장에 드나든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씨는 김모사장으로부터 12억원을 비롯해 17억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유치하고서도 사업이 연이어 실패하는 바람에 투자금 회수 압박에 시달렸으며, 조직폭력배의 사채까지 끌어다써 심한 빚독촉을 당하고 있었다.             





셋. 특히 투자자인 김사장을 현지 여성 성폭행 사건에 연루시켜 3억원의 합의금을 받아내려 한 셋업(Set-up) 사건을 기획했다가 실패, 김사장으로부터 압박을 당하고 있었다. 따라서 김사장의 의심, 투자자들로부터의 자금회수 압박에서 일거에 벗어날 수 있는 희생양이 필요했고, 또 하나의 셋업사건을 꾸민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넷. 사건 발생 당시 필리핀 경찰의 거짓말 테스트 결과, 전씨와 송씨가 99.99% 거짓말을 말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드러났다. 두 사람은 “전씨가 신주영씨에게 총을 쐈느냐” “신주영씨가 직접 자신의 머리에 총을 발사했느냐”는 2가지 항목에 각각 “아니오” “녜‘라고 답했으나 이는 모두 거짓말로 나타났다. 


다섯. 그날 호텔에 신주영씨와 송씨가 먼저 도착해 룸에 투숙했다. 체크인 할 때 주영씨는 여유로웠던 반면 송씨는 초조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한 몇 시간 후 전씨가 호텔에 도착했을 때 그냥 룸으로 들어오면 됨에도 송씨의 안내를 받으며 전씨가 호텔로 들어가는 게 호텔 CCTV에 포착됐다. 두 사람간 은밀한 대화가 이뤄졌을 거란 추측이 나온 이유다. 총격사건이 벌어진 뒤에도 전씨는 상황을 수습하려들기보다 그 와중에 투자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리며 “주영이가 죽었다”고 알리는데 혈안이 됐고, 송씨는 너무나 태연자약한 모습으로 호텔을 나서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여섯. 이상하게도 사건 전날 밤, 그들이 투숙한 방은 고요했다. 이후 주영씨의 시신 양쪽 팔에 주사자국이 있는 게 확인됐다. 주영씨의 가족들은 영어가 능통한 전씨가 사망사건을 담당한 현지 경찰, 구급대원, 부검의 등의 통역을 자처하자 철저한 부검을 요청했음에도 전씨는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일곱. 유가족들은 사망한 주영씨의 휴대전화를 전씨가 3일간 가지고 있다가 유가족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사건 이후 삭제됐던 주영씨의 문자 메시지 내용과 사진들을 복구했다. 사진에는 송씨가 사격장에서 리볼버 권총으로 사격을 하고 있는 모습, 살해현장에서 발견된 권총을 들고 차 안에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전씨의 지인들은 권총에 대해 전씨가 변호사로부터 선물 받고 자랑한 권총이라 주장했고, 현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씨는 주영씨 소유 권총이라고 반박했다. 


여덟. 국내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송씨는 이날 담당 PD와의 통화해서 “주영씨가 직접 총을 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사건 당일 경찰에서 전씨와 송씨는 “주영씨가 자신들에게 몇마디 말을 건넨 뒤 다리께에서 총을 들어 자살했다”고 목격자 진술을 한 바 있다. 초기 진술을 뒤집는 내용을 내뱉은 셈이다. 


아홉. 전씨는 취재진에게 자신의 결백을 강력히 주장하면서도 그간 7차례나 국내 사법기관의 귀국 요구를 거부했다. 국내에 송환돼 조사를 받기보다 필리핀에서 재판 절차를 마치기를 원하는 상황이다. 전씨에 대한 국내 조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국가간 사법공조, 전씨의 동의가 필요하다. MC 김상중은 이날 “결백을 주장하는 전씨가 왜 낯선 땅, 낯선 언어를 쓰는 곳에서 재판을 받고자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스스로 의문점을 모두 풀 것을 촉구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에디터 김혜진  agent@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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