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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Sep 13. 2017

[리뷰] '아메리칸 메이드' 여운 가득 블랙코미디,

역사공부는 덤



톰크루즈판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예상했으나, 공개된 '아메리칸 메이드'는 오락적 즐거움을 잡으면서도 뒷맛이 씁쓸하고 묵직한 블랙코미디였다.           


   



'아메리칸 메이드'는 1980년대 냉전과 마약 카르텔에서 활약한 실존인물 '배리 씰'(톰크루즈)의 삶을 그려낸 영화다. 


민항기 1급 파일럿인 배리 씰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던 중, CIA 요원 몬티 셰이퍼(도널 글리슨)에게서 비행기술을 이용해 중아메리카의 공산주의자 세력을 감시해달란 제안을 받게 된다. 배리 씰은 공산세력의 사진을 몰래 찍어 넘기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흥미를 느끼지만, 일은 고되고 벌이는 시원찮던 와중 콜롬비아 마약조직인 메데인 카르텔의 마약 밀매·수송 제안을 통해 거액의 돈을 손에 넣는다. 이후 배리 씰은 미국 정부, CIA, 마약조직 등을 모두 속여가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막대한 부를 누리기 시작한다. 


언뜻 '아메리칸 메이드'는 모두를 속인 천재 범죄자의 성공담처럼 보인다. 배리 씰과 가족들은 계속 쌓이는 돈을 펑펑 써 대며, 장면은 빠르게 전환되고, 배경음악을 비롯한 전체적 템포는 밝고 경쾌하다. 톰 크루즈가 직접 비행기를 운전하며 촬영한 배리 씰의 비행장면은 짜릿한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어느덧 영화는 배리 씰 개인으로부터 미국과 중아메리카 역사로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1980년대 중아메리카에 수립된 좌익정부와 그에 반하는 세력들, 미국 레이건 대통령 때 콘트라 반군을 지원한 일, 메데인 카르텔, 이란-콘트라 비밀공작 등을 다뤘다. 


배리 씰은 미국 정부, 혹은 마약조직의 요청으로 인해 미국, 니카라과, 콜롬비아 등을 오간다. 적진의 사진을 몰래 찍거나, 코카인을 운반하고, 공산세력에 반기를 든 중아메리카 반군들에겐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무기를 지급한다. 그의 이동경로를 담아낸 아기자기한 그래픽, 실제 당시 뉴스장면이 오가 역사를 더욱 흥미롭게 전한다.


당시 역사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훨씬 흥미롭게 볼 수 있을 부분이다.


'아메리칸 메이드'는 오락적 요소를 잡아내면서도 배리 씰의 최후를 그려내면서는 씁쓸함을 남긴다. 모두를 속였던 배리 씰은 꼬리가 잡히게 되는데, 그의 말로는 쉽게 짐작하기 어려울만큼 충격적인 비극으로 마무리된다. 결국 그의 막대한 부는 마약조직과의 거래로 얻어진 것이며, 미국 정부는 한때는 '국가적 영웅'이라고 떠받들었던 그에게 무책임하다. 영화를 감싸던 쾌활한 분위기와 비극의 만남이 아이러니해 여운을 남긴다.           


  



더그 라이만 감독과 톰 크루즈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 이어 '아메리칸 메이드'로 두번째 호흡을 맞췄다. 블랙코미디, 실화 영화, 톰크루즈 원톱 영화와 더그 라이만 감독의 만남이 흥미롭다. 또 감독은 로케이션, 의상, 자동차 등 소품에 각별히 신경을 써 198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줬다. 


러닝타임 1시간55분. 15세 관람가. 14일 개봉.


사진=UPI코리아 

에디터 오소영  oso0@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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