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몽환의 경계인 꿈을 기록하다

꿈, 매일의 기록

by 김서사

꿈을 꾸는 사람은 흔치 않다.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면 꿈을 꿔도 잊어버린다는 사람이 많았다. 예전에 그런 말을 들었다. 꿈은 꿈의 존재를 믿는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그런데 매일 꿈을 꾸는 인생을 20년간 살아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나는 꿈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꾼다. 처음에는 괴로워했다. 뒤죽박죽 섞여 있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꿈에 대해 다음 날에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제대로 자지 못할 때 꿈을 꾼다며 푹 자는 연습을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전자파와 최대한 떨어져 생활했고 11시에 자서 7시 정도에 일어나는 연습을 했다. 매체에 노출이 덜 된 상태로 잠들어 적당한 수면 시간을 지키면 언젠가는 꿈이 없어질 줄 알았다. 그런데 변함없이 꿈은 찾아왔다.

꿈은 더욱 선명하게 나의 잠에 끼어들었고 평소보다 뚜렷한 상황과 맥락을 보여줬다. 더욱 현실과 비슷한 인과관계로 다가오는 꿈은 나에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너는 나를 벗어날 수 없어.”


나는 꿈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히려 꿈에 다가가는 실험을 하기로 했다. 바로 꿈을 적는 것이다. 매일 꿈이 도망가지 못하게 잡아두기 위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억을 훑어 꿈을 적어 내려간다. 때로는 기억이 흐릿해 꿈의 윤곽을 놓쳤고 그런 날이면 하루 내내 답답한 마음이 한구석을 짓눌러 괴로웠다.

반면 꿈이 처음부터 끝까지 생생하게 기억나 모든 순간을 종이에 담아낼 수 있을 때면 꿈을 잡았다는 느낌에 오늘 밤은 꿈에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밤은 사람이 부족한 잠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꿈과 만나는 시간이자 꿈을 거슬러갈 수 있는 장소이다. 그래서 나는 밤을 신성한 시간으로 받아들인다. 오늘에서 내일로 넘어가는 경계가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결정하는 시간이 바로 이때이기 때문이다.

꿈과 환상 세계에 관한 관심이 있다면 꿈 일기를 써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루고 싶은 목표를 글로 써봐야 구체화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꿈도 마찬가지이다.


꿈은 믿지 않는 사람이 사실 더 많다. 반면 꿈의 세계를 믿는 사람은 자신의 꿈 세계에 다가가길 바라며 해몽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해몽이 꿈이 원한 결말은 아닐 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환상 세계를 기록하고 그 자체로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이 진정 꿈에 다가가는 방법이다.


종이 위에 꿈속의 환상 세계를 구체화하는 날이 많아지면 어느새 꿈에 다가가고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의 무수한 사람들에게서 나온 끝없는 꿈 세계를 정의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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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들은 제가 직접 그린 것이고 여기에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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