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뚱아리로 존재하는 나

내 몸을 몸뚱아리로 불러야 할 때가 많아졌다.

by 김서사

분명 내 정신을 담고 있는 형체를 '몸'이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럽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때때로 이것을 '몸뚱아리'로 불러야 맞는 것 같다. 너무 아파서 이 몸이 왜 존재하는지도 잘 모를 것 같을 때, 정신은 앞으로 나아가자고, 새로운 일을 할 시기라고 외치는데 몸이 따라주지를 않을 때 말이다.


가슴 한가운데가 매일 화끈거린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돌아오는데 미치도록 내 몸이 싫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 몸이 싫어질 때, 버려버리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을 때 속으로 '몸뚱아리 주제에'라고 외치는 것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몸뚱아리' 주제에 나를 괴롭게 해.

누우면 바로 잠이 쏟아져 오히려 걱정했던 나를 불면증으로 밤을 지새우게 하는 이 '몸뚱아리.'

해야 할 건 많은데 어느 한 곳이 욱신거려서 그 부분만 제외하고 나는 없어져 버리게 하는 이 나쁜 '몸뚱아리.'


'아파도 병원 안 가고 자연치유하는 신기한 사람'으로 불렸던 나의 별명은 어느새 온데간데 없이 흩어지고 내 눈앞에는 약봉지만 남아서 갈수록 내 몸에 대한 확신도, 사랑도 없어지는데 이 몸을 '몸뚱아리' 말고 그 어떤 걸로 부를 수 있을까.


오늘도 나는 내 몸을 번갈아 부른다. '몸'아, 그래도 남아있어서 고마운데 제발 좀 나아져라 '이 몸뚱아리'야.


내 몸을 '몸뚱아리'로 불러야 할 날이 많아져서 몸에게도 미안하고 나에게도 미안하다.


글을 쓴다는 것, 이 행위는 참 신기하다.

머릿속에 있는 기억의 고민의 흔적들을 한 손으로 잡아서 내 눈앞에 흩뿌리는 기분이다.

내 기억은 이랬구나, 내 생각은 이랬었네 속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돌아보기도 하고

때로는 나 자신에게 다른 이름을 부여하며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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