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이란
여러분, 보육원 아시죠? 보육원!
보육원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나세요. 아니 어떤 느낌이 드세요?
혹시 더러운 곳, 아니면 이상한 애들이 사는 곳, 버려진 애들이 사는 곳?
다 맞아요. 아니 제 생각이니 맞는 것 같아요.
저는 보육원에서 20년을 살았어요. 5살에 보육원에 들어가 26살에 퇴소했어요. 보육원에서 오래 살았죠. 제게 생각해도 오래 산 것 같아요. 오래 살았으니 얼마나 많은 아이를 만났겠어요. 항상 슬픔에 젖은 아이, 화를 잘 내는 아이, 스스로 자책하는 아이, 항상 불만을 가진 아이를 비롯해 키가 큰 아이, 체구가 작은 아이, 장애가 있는 아이까지 무수히 많은 아이를 만났어요. 성품이 바른 친구들도 있었지만 제가 봐도 정서적인 문제를 많이 안고 있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보육원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은 위와 같지만 정확히는 잘 모르시죠? 보육사는 어떠한 분이며 보육원 단체생활이 어떤지에 대해서요.
보육원은 사람 사는 곳입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가정이 온전하지 않아 잠시 맡긴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죠.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그 인간의 인생을 책임지는 일이죠. 그 아이가 평생 지녀야 할 가치관과 인생관이 만들어지는 시기입니다. 누구와 함께 사느냐, 어떤 환경에서 성장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이 인생이 좌우됩니다.
보육원은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곳으로, 큰 의미에서는 양육을 하는 곳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부모의 지극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올바른 인간이 되도록 교육하는 곳입니다. 평범한 가정과는 달리 일정한 규정에 따라 교육과 지도를 받아야 해서 썩 기분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인생의 의미와 방향을 알아가야 하지만 보육원에서는 성격이 서로 다른 여러 친구와 호흡이 맞지 않는 보육사들로 인해 삶의 재미를 찾기보다는 인생의 실패를 자주 경험한답니다.
보육원에 사는 아이들이 어떻게 들어오는지는 모두 잘 아시죠. 아동학대, 방임, 유기, 사별, 이혼, 미혼모, 방치 등 너무나 무서운 이유로 입소하게 됩니다. 평범한 아이라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많은 아이가 보육원에 입소하게 됩니다. 부모와 떨어진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아이들과 인생을 살아갑니다. 아무리 보육원에서 보살펴 준다고 해도 부모의 사랑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좌절하게 만드는 환경,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환경, 삶에 수동적이게 만드는 환경 등 참으로 안타까운 환경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사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보육원 아이들은 부모를 원망하기도 하겠지만, 어차피 버려진 모습에 원망을 하기보다는 자책을 합니다. 즉 자기에게 어떤 잘못이 있어 부모에게서 버려졌다는 생각에 빠져 매너리즘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누군가의 사랑을 갈망하기도 하고 충동적으로 무엇을 산다거나 누구가와 싸우기도 합니다.
보육원은 정부의 감독을 받으며 대부분 사설로 운영됩니다. 정부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아동양육시설을 감시·감독하며 아동들을 관리하고 보살핍니다. 그래서 정부가 아동양육시설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으면 시설은 시설장이 마음대로 운영하게 됩니다. 정부가 감독한다는 것은 시설이 정부의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근데 만약 나라에서 올바른 보육정책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면 누가 피해를 보겠습니까? 당연히 아동들이겠죠.
보육원이 존재하게 된 건 정말 오래되었습니다. 보육원이 없었다면 고아들은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다리 밑에서 거주하는 등 대한민국은 참으로 사랑이 사라진 곳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가정이 온전하면 좋겠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어찌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부부끼리 싸우기도 하고 미성년자들이 혹한 마음에 교제를 하다가 아이를 갖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거리로 내모는 상황이 어떻게 생기지 않겠습니까? 여러분과 여러분 지인분이 이런 일을 겪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이 땅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생겨난다면 우리는 올바르게 보육정책을 펼쳐 아이들이 원가정으로 원만하게 돌아가고, 나아가 더는 고아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일 것입니다.
보육원에 대한 편견을 버리셔야 합니다. 보육원 아이들은 부모가 없어서 무언가 부족한 친구들이라는 생각은 평범한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생을 막무가내로 사는 것은 아닙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인생을 잘 개척해 나가는 보호종료아동도 수없이 많습니다. 더러는 삶을 비관하여 자살을 하거나 은둔형 외톨이처럼 살아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끈기를 갖고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아이들이 더 많습니다.
여러분의 착각일 수는 있지만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은 절반 이상이 친부모의 소재를 알고 있습니다. 소재를 안다고 해서 교류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를 만나고 싶어도 부모의 허락이 없으면 원가정을 방문할 수 없습니다. 암담한 현실이죠. 부모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의 방문을 꺼립니다. 재혼을 한 부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배다른 동생과의 만남을 거북해 하며 원자식을 멀리합니다. 친부모 중 아빠 집에도, 엄마 집에도 편하게 방문하지 못하는 아이는 세상에는 나 혼자라는 생각에 하루하루 절망 속에서 살아갑니다.
아동양육시설로는 보육원과 가정위탁, 그룹홈이 있습니다. 다양한 관리체계를 통해 보육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관리하는 인원수가 다를 뿐, 지원되는 체계는 모두 비슷합니다. 인원수가 적을수록 아이들을 관리하기가 수월합니다. 그러나 저는 좀 더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육시설을 논하고자 합니다. 모든 시설이 그렇지 않지만, 저는 보육시설장들의 시설 운영과 아이들을 위한 마음에 대해 의심이 들 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또한 보육사들의 아이들을 양육하는 태도가 너무나 올바르지 못하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반 가정의 부모들도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때리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다가 결국 후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육 관련 전문가인데도 감정적으로 직업상 아이들을 무미건조하게 다루는 모습을 양육시설의 보육사를 저는 여럿 목격했습니다. 또는 뉴스를 통해 시설장들의 파렴치한 모습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시설장의 무분별한 ADHD 약물 사용, 후원물품 탈취, 운영비 횡령, 시설보육사의 아동 성폭행 등 이루 글로 표현하기 힘든 일들이 지금도 이 땅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슬플 뿐입니다.
모든 시설을 다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안일한 감독으로 인해 이 땅에 버려진 아이들이 한 명이라고 피해를 본다면 누구의 책임도 피해갈 수 없을 것입니다.
아동양육시설은 보육사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보다는 정부의 눈치를 보며 감독자의 반응에 따라 운영됩니다. 나라에서 양육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인해 보육사들이 제대로 아이들을 보살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가장 큰 예로 보육사들이 아이들에게 웬만한 작은 욕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욕은 하면 안 되지만 아이들을 지도할 때 어느 정도 훈계가 되는 지도방법은 필요합니다. 저도 자녀들이 터무니없이 누군가에게 욕을 한다거나 지켜야 할 기본생활습관을 지키지 않으면 호되게 혼을 냅니다. 훈계도 적절히 올바르게 해야겠지만 요즘 보육원에서는 혼을 낼 수가 없습니다. 혼을 못 내니 아이들을 무미건조하게 다룰 수밖에 없습니다. 보육사님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할 나이에 아이들은 자신의 인권을 내세우며 본인의 삶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고 보육사에게 욕을 하거나 반항을 합니다. 이를 본 나이 어린 동생들도 보육사를 무시하며 자신의 권리를 내세우고 용돈을 함부로 사용한다거나 아르바이트를 갈 때 인사를 안 하고 가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육원의 양육지도체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