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존중받아야 할 아이의 권리

(아이를 버리는 사람들에게)

존중받아야 할 아이의 권리 (아이를 버리는 사람들에게)    

  

말만 들어도 너무나 섬뜩한 제목이다. 아이를 버리는 사람들이라니. 여기서 분명히 밝히고자 하는 것은 아이와 떨어져야 하는 모든 분들을 폄훼하고자 하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 아이를 낳았지만, 돌볼 수 없는 사람들은 많다. 이유도 제각각이다. 경제적인 빈곤과 실직, 질병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제대로 양육할 수 없는 이들이 분명 있다.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양육시설에 맡기는 분들이 있다는 걸 잘 알기에,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고자 한다.      


생명을 가진, 소중한 인격체인 아이들이 부모의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시설에 들어간다. 생각지 못한 임신, 무책임한 청년들의 행동으로 인해 이 땅에 태어난 소중한 생명들이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시설에 맡겨진다. 이러한 아이들을 보면 과연 그 부모들을 어떤 생각을 하는지 항상 궁금했다.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가 되어보니 자식이 있어도 키우지 못하는 분들의 사정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일 자녀들을 방임하고 학대하는 사건들을 보면 부모라고 해서 모두 책임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간성과 도덕성이 한참 부족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들을 버리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마음인지 궁금하다. 마음속에 악마가 들어 있을까. 얼마나 잔혹한 마음을 가졌기에 아이들을 버리는 것일까? 순간의 실수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사람들 역시 제대로 된 부모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다소 사회성이 부족한, 일종의 피해자라는 생각도 든다. 보육원 출신 중에는 부모가 미혼부모가 많거나 한부모가 많다는 통계가 있다. 이 사실만 보아도 자라온 환경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을 보육원에 맡기는 이유는 수없이 많겠지만 부모의 질병이나 실직을 제외한 이혼, 외도, 아동학대 등으로 양육을 포기한 그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내가 모든 시설을 나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설은 감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함께 생활하고 같이 밥을 먹고 때로는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시간에 잠을 잔다.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고는 하더라도, 또 일일이 다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보육원의 생활은 감옥과 비슷하다. 내가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말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일은 너무도 고되고 힘들기 때문이다. 어른도 힘든 수준인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아이들을 버리기 전에, 맡기기 전에 제발 한 번만 더 고민하고 아이들의 인생에 대해 책임감을 갖길 바란다.      


부모가 아이들을 버릴 권리를 가진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생명권, 존중받을 권리,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아이들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 때문에 어떤 이유로도 아이를 버리는 사람들은 용납할 수 없다. 시설에서 국가의 지원을 받고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는 좋은 환상을 가질 수도 있다. 정 힘이 들면 주변의 친척, 친지들에게 도움을 청해보기를 바란다.      


우리 사회에는 꼭 부부가 아니더라도 혼자서도 아이들을 양육하는 가정이 수없이 많다. 정 힘들다면 국가의 지원을 찾아볼 수도 있다. 쉽게 포기하지 말자.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를 이끌 청년이 될 것이고,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될 것이고, 성장하여 한 가정을 이룰 것이다.      


흔히들 힘든 상황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정 힘들면 보육원 보내’라는 말을 내뱉는다.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모의 당장 살길만 생각하는 것이다. 보육원에 아이를 보내라는 것은 생명에 대한,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무지로 인해 나오는 말이다. 한 아이의 미래가 달린 너무나 중요한 결정에 시설보호가 아닌 최선의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시설보호의 1차 책임은 국가에 있다. 하지만 비행이나 가출, 부랑으로 소외된 아이들을 무조건적으로 집단 수용하는 정책이 과연 옳은지 재고해 보아야 한다. 부모의 권리만큼 아이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이들의 인생이 밝고 희망에 가득찰 수 있도록  함께 나서야 할 때이다. 

작가의 이전글 그땐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