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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 Apr 02. 2023

[D-274] 편두통의 습격

92번째 글

이틀 전부터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오른편 관자놀이 부근이 지끈거리며 아프다. 통증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고 몇 초에서 몇십 초 정도, 길면 몇 분까지 짧게 나타난다. 통증은 갑자기 시작되고 갑자기 끝난다. 정말 난데없이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다가 사그라드는 것이다. 머리 한쪽에 난데없이 벼락이 치는 기분이다. 그리고 심하진 않지만 약간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역질이 날 것 같은 증상도 동반된다. 이런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알 수 없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어서 당황스럽다.


어쩌면 과로가 원인일지도 모른다. 최근에 좀 일을 많이 하긴 했으니까. 그러지 않기로 결심했으면서도 일이 바빠지면 자꾸만 나를 조금씩 갈아 넣게 된다. 어쩌면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다. 요즘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좀 받고 있는 것도 같다. 편두통이 찾아올 만큼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 것 같지만. 또 어쩌면 수면 부족이 원인일 수도 있다. 나는 원래 잠을 잘 못 자는 편이라 가끔 새벽까지 뜬눈으로 뒤척이기도 하니까. 아니면 그냥 호르몬 주기 때문에 찾아온 일시적인 두통일 수도 있다. 아니면 비타민 결핍 때문이거나. 아니면 자세가 안 좋아서 어깨나 목 근육이 뭉친 탓에 머리가 아픈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작용한 결과일지도 모르고.


생각보다 이 두통이 삶의 질을 꽤나 떨어트린다. 아픈 것도 아픈 건데, 갑작스럽게 찾아온다는 점이 가장 신경 쓰인다. 언제 아플지 예상할 수 없고 갑자기 아프기 시작하면 속수무책으로 증상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상당한 불안감과 무력감을 불러온다.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가 만성적인 편두통에 시달렸다고 하던데, 이런 두통을 내내 달고 살았다면 조조가 의심이 많고 때로는 감정적으로 행동하기도 하는 성격이 된 것이 좀 이해가 된다.


딱히 병원에 가볼 만큼 증상이 오래 지속된 것은 아니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만큼 많이 아프거나 자주 아픈 것도 아니라서 일단은 두고 보는 중이다. 하지만 걱정이 되기는 한다. 처음으로 제대로 겪어 보는 편두통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이런 적이 한두 번은 있었던 것 같지만 제대로 기억은 안 난다. 아마 기억할 만큼 증상이 심하지 않았거나 어깨 뭉침 같은 이유로 일시적으로 찾아왔었던 경우여서 잊어버린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엔 전과 다르게 약간의 울렁이는 증상까지 함께 찾아와서 더 걱정이 된다. 걱정에 휩싸여 검색창에 편두통을 검색해서 이런저런 정보를 읽어보다가, 괜히 더 겁만 먹는 것 같아서 그만뒀다. 아직까지는 모르는 게 약인 것 같다. 그냥 좀 더 지켜보다가 다음 주에도 이 증상이 지속되면 한번 병원에 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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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일,

소파에 앉아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커버: Image by RPN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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