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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 Jul 15. 2023

[D-170] 내가 너무 슈퍼스타인 탓인가?

196번째 글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가 그들의 행복의 일부가 되고 싶다. 내가 하는 행동들의 많은 부분이 이런 개인적인 욕망에서 기인한다.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는 것. 여기에는 더 이기적인 욕망도 숨어 있는데, 바로 모두에게서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누구도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미움받는 것이 두렵다. 한때 <미움받을 용기>라는 자기계발서가 유행이었는데, 그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제목을 듣고 나는 미움받을 용기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에게서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망을 버리지 못했을 정도로 미숙하고, 미움받는 것을 참지 못할 정도로 겁이 많다고 말이다. 아직도 나는 마음이 어리고 마음이 여리다. 모든 사람에게서 다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누군가는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누군가는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나를 미워할 것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부분을 개인적으로 견디기 힘들었었다. 그래서 나는 의식적으로 "내가 너무 잘난 탓인가?"라고 생각해보려고 하고 있다. 내가 너무 슈퍼스타 같은 사람이라서 모두에게서 사랑받을 수 없는 거라고 말이다. 너도 나도 다 좋아하는 사람은 '슈퍼스타'가 아니라 그냥 '스타'일 뿐이라는 말을 들었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슈퍼스타라고, 진정한 슈퍼스타는 빠와 까를 모두 미치게 만든다고 말이다. 그 뒤로 나 자신을 슈퍼스타라고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가 별다른 이유 없이 내게 악의를 내보인다면, "내가 너무 슈퍼스타인 탓인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위안하는 거다.


이렇게 나 자신을 슈퍼스타에 대입해서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편해진다. 바로 내 팬들의 존재 때문이다. 나는 워낙 슈퍼스타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극성 안티팬들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이들의 존재를 상쇄해 줄 만큼 소중한 팬들이 있다. 내게 무한한 사랑과 응원을 보내 주는 내 팬들. 내 작은 행동에도 박수를 보내 주고,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주는 사람들. 내 가족들과 친구들. 이 팬들이 있기 때문에 나는 약간 미움받는 것 정도는 견딜 수 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는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니까.


나는 슈퍼스타다.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행복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괜찮은 인생을 살아 보려고 노력할 것이고,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게 날 사랑해 주는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니까 말이다.



/
2023년 7월 15일,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서 말소리를 들으며.



*커버: Image by T.H. Chia from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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