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연간 챌린지를 시작하다

2024년과 2025년의 챌린지

by 슬로

오랜만에 브런치에 다시 접속해 본다. 마지막으로 브런치에 글을 쓴 건 2023년 12월 31일. 벌써 1년 하고도 5일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두 번째 연간 챌린지를 끝냈고, 세 번째 연간 챌린지를 시작했다. 원래 2024년 12월 31일에 이 글을 적었어야 했는데 지난 일주일간 독감에 걸려 꼼짝도 못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작년을 회고하고 올해의 다짐을 적어 두려고 한다.




1) 2024년의 챌린지


2023년의 연간 챌린지는 나 자신과의 화해를 목적으로 했던 1일 1글 글쓰기 챌린지였다. 일명 <화해 일기> 챌린지. 2023년에 나는 매일 한 편씩 모두 365편의 에세이를 썼다. 이 챌린지의 효과는 뛰어났다. 나는 나 자신에게 훨씬 더 너그러워졌고, 훨씬 더 여유롭고 안정적인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2024년에는 조금 더 신체적인 챌린지를 해 보기로 결심했다. 바로 유산소 운동 챌린지다. 나는 지난 2024년간 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유산소 운동을 했다. 물론 운동을 하다가 밤 12시를 몇 분 넘긴 적도 있고, 몸살이 나서 고열에 시달린 까닭에 5-10분 정도만 사이클을 타고 나머지는 다음 날에 더 채웠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거의 매일 운동을 했다는 것이고, 나와 했던 365번의 약속을 잘 지켰다는 것이다. 나는 그게 자랑스럽다.


2024년의 유산소 운동 챌린지는 2023년과 마찬가지로 내게 여러 변화들을 가져다주었다. 우선 당연하게도 나는 신체적으로 더 건강해졌다. 원래 나는 보건소에서 6개월마다 실시하는 정기 건강검진 대상자였을 정도로 건강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 11월, 보건소에서는 드디어 내게 이 '집중 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나빴던 수치들은 모두 정상 범위로 들어왔고 좋았던 수치들은 더 좋아졌다. 아직 개선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장족의 발전이다.


더 기쁜 점은 내가 체력이 생겼다는 점이다. 매일 30분씩 유산소 운동을 하니 자연스럽게 체력이 길러졌다. 체력이 생기니 집중력이 높아졌다. 집중력이 높아지니 일을 더 빨리, 더 잘 해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높아졌다. 업무에서도 일상에서도 실수를 덜 하니 완벽주의적 성향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줄었다. 3시간 걸렸을 일을 2시간 만에 끝낼 수 있게 되자 내 시간이 더 많이 생겼다. 그 시간들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에 쏟아부을 수 있어서 여러 가지에 열정도 다시 생겼다. 더 여유로운 성격이 되기도 했고.


체력이 좋아지니 생긴 또 한 가지 변화. 나는 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피곤해서 침대에 누워 쉬었을 시간들을, 소파에 늘어져서 SNS 피드를 내리기만을 반복했을 시간들을 달리 쓸 수가 있었다. 특히 9월 이후부터 이런 변화가 두드러졌다. 나는 주말마다 밖으로 나돌았다. 친구들도 더 자주 만났고 공연을 보거나 전시를 관람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등산도 갔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내가 내향적인 성격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고 밖에 나갔다 오면 재충전이 필요한 것도 여전하지만, 이제는 전보다 더 활발하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챌린지 덕분에 올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밖으로 돌아다니며 새로운 것들을 보고 새로운 것들을 겪는 것이 스트레스 완화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작년 이맘때의 내 모습과 비교해 보면 지금이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더 적은데도 오히려 몸과 마음이 덜 피곤하다. 내가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이면서도 지루함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새로운 자극이 꾸준히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어떻게 계속 행복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었던 상당히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유산소 운동 챌린지를 통해 생긴 변화들:

1. 건강이 좋아졌다. (당연하다)
2. 체력이 좋아졌다.
2-1. 집중력이 좋아졌다.
2-2. 더 여유로워졌다.
2-3. 스트레스가 줄었다.
3.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2023년 12월 31일, 유산소 운동 챌린지를 하루 앞두고 나는 이렇게 적었다.


"내년에는 매일 30분씩 유산소 운동을 하는 챌린지를 하기로 했는데, 2024년 12월 31일의 나는 또 얼마나 변해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1년 전의 내 모습을 돌이켜보니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다. 그것도 아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했다. 이 챌린지를 하기로 결심한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매일 일정 시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루틴은 챌린지가 아니더라도 되도록 유지할 작정이다. 이 좋은 변화를 계속 가져가고 싶으니까.




2) 2025년의 챌린지


2025년에는 독서 챌린지를 하기로 결심했다. 신체적인 활동에서 다시 조금 더 정신적인 활동으로 돌아가 보려고 한다. 운동도 좋고 계속할 생각이지만 다른 쪽에도 시선을 돌려 보고 싶어서다. 그동안 운동에 집중하느라 나 자신을 고요히 들여다보는 데에 시간을 쓰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뭔가 지적인 만족감을 주는 활동을 하고 싶은 욕구도 자라났기 때문이다. 출퇴근 버스에 앉아서 보내는 자투리 시간을 챌린지에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쉽기도 했고.


이 챌린지를 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사건은 어느 날 저녁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고 있을 때 일어났다. 별일은 아니다. 그냥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나를 비롯해서 칸 안의 모두가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를 스크롤하고 있는 게 눈에 띄는 거다.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말이다. 모두 어깨를 웅크린 채 무표정으로 손에 든 작은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익숙한 풍경이 그날따라 낯설게 다가왔다. 내가 지하철 입구에 들어선 순간부터 30분 동안이나 쇼츠를 보았다는 사실도 기묘하게 충격적이었다. 길어야 30초 동안 지속되는 정보들, 진실인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은 정보들, 흥미를 끌기 위해 갖은 수를 쓰고 있는 정보들, 다음 영상으로 넘기면 곧장 잊어버리는 그 정보들에 내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올해는 자투리 시간을 무감각하게 휴대폰 화면을 스크롤하는 데에 쓰지 않고 대신 그 시간에 책을 읽기로 했다. 매일매일, 하루에 최소 30페이지 이상씩. 무슨 책이든 상관없지만 정식으로 출판된 책이어야 하고 종이로 된 책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한 권을 끝낼 때마다 감상을 정리해서 적는 것까지가 완성이다. 책장을 넘겨가며 독서를 하고, 내용을 이해하고, 책을 덮어도 기억될 만한 지식이나 감상을 얻고, 내가 느낀 것들을 글로 정리하는 일. 올해는 그 일을 365번 해 보려고 한다.


독서 챌린지를 마친 2025년 12월 31일의 나는 과연 어떤 변화를 느끼고 있을까.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커버: Unsplash의 Nick Cas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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