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연간 챌린지를 시작하다

2025년과 2026년의 챌린지

by 슬로

내가 챌린지를 시작했던 건 2023년부터였다. 챌린지의 목적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나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것이었다. 챌린지를 통해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나에게 더 너그러워지고 싶었다. 두 번째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경험을 통해 충족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면 나를 조금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한 챌린지가 햇수로 벌써 3년째다. 그리고 이제 오늘부터 네 번째 챌린지를 시작한다. 2026년 1월 1일인 오늘, 작년의 챌린지를 되돌아보고 올해의 챌린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1) 2025년의 챌린지


작년을 돌아보기 전에 첫 챌린지부터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 2023년의 챌린지는 글쓰기 챌린지였다. 매일 한 편씩 나 자신의 감정이나 그날 느낀 것들에 대해 적어보는, 나 자신과의 화해를 목적으로 하는 '화해 일기'를 쓰는 것. 그 챌린지를 하며 2023년에 365편의 에세이를 썼다. 그리고 2024년은 유산소 운동 챌린지를 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목표였고, 실제로 매일 운동을 하면서 365번의 약속을 나 자신과 지켰다. 이 챌린지들을 하면서 나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느꼈다.


벌써 작년이 되어버린 2025년의 챌린지는 '독서 챌린지'였다. 챌린지의 목적은 일과는 무관한 지적인 활동을 일상적으로 해보는 것이었다. 그전 해인 2024년에는 유산소 운동 챌린지를 했는데, 운동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것과는 별개로 무언가 정신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독서 챌린지를 시작하게 되었다. 또 출퇴근할 때 버스 안에서 보내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도 줄이고 싶었고.


챌린지 결과는 이번에도 성공적이었다. 나는 2025년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매일 독서를 했다. 그렇게 작년 한 해 동안 총 32권의 책을 읽었다. 지금 읽고 있는 33권째의 책은 아마 이번 주말이면 다 읽을 것 같고. 읽은 책의 장르도 추리소설에서 고전 명작, 비문학 도서까지 다양하다. 챌린지를 시작하기 전에는 매년 고작해야 10권이나 읽을까 말까 했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전에는 책의 장르도 그때그때 관심사에 따라 편식이 심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독서 자체가 주는 편안함도 있었다. 책의 활자를 읽는 즐거움을 재발견한 느낌이다.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쇼츠 같은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자극을 준다. 반면 책은 읽는 데에 시간이 걸려서 정보가 느리게 전달된다. 정보를 더 꼭꼭 씹어 먹어서 속이 더 편안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또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도 있었다. 핸드폰 화면으로 영상을 볼 때는 가만히 앉아서 미동도 없이 보게 되는데 책을 읽으면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겨야 한다. 종이를 손끝으로 잡어서 넘길 때의 손맛, 책갈피를 끼워 넣을 때의 손맛, 책을 펴고 덮을 때의 손맛이 있었다. 여러모로 독서에는 감칠맛이 있었다. 그 맛을 매일 느끼는 것 자체가 힐링이었다.


또 책을 읽고 소화하면서 계속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도 좋았다. 단순히 이야기나 정보를 흡수하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끊임없이 고민을 하게 된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정적인 활동을 하는데도 전혀 수동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데에서 오는 다이나믹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고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심심하고 지루한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독서는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역동적이었다. 올해는 유독 많은 일이 있었고 정말 바쁘게 보냈어서 올해 지속적으로 독서를 하지 않았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어제를 마지막으로 독서 챌린지는 끝이 났지만 앞으로도 출퇴근 버스 안에서의 시간은 독서를 하면서 보내게 될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챌린지는 습관을 만드는 활동이 아닌가 싶다. 2024년에 유산소 챌린지를 한 이후로 매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운동을 생활화하게 되었던 것처럼, 이번에 2025년 독서 챌린지를 통해 책 읽는 습관을 생활 속으로 가지고 들어오게 될 것 같다.




2) 2026년의 챌린지


올해는 두 가지 챌린지를 한꺼번에 하려고 한다. 늘 한 가지 챌린지에 집중해 오다가 이번엔 두 가지나 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이제 챌린지에 내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벌써 챌린지를 시작해서 성공적으로 완료한 게 3년째다. 3년은 짧지 않은 시간이다. 챌린지를 해 오는 동안 이제 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 자체는 몸에 익어서 어렵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하루에 2가지 이상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글쓰기가 쉽지 않았다. 독서를 하는 동안에는 운동을 거르는 경우가 생겼다. 한 번에 한 가지 챌린지는 할만하지만 한 가지를 하고 나면 다른 것을 챙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나에게 조금 더 도전적인, 말 그대로 '챌린지'가 무엇일지를 고민해 보게 되었다. 그 결과 선택한 게 '2가지 챌린지'이다.


2가지 챌린지:

1. 스트레칭 챌린지
2. 한줄평 챌린지


첫 번째 챌린지인 '스트레칭 챌린지'는 신체적인 활동을 좀 더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선택했다. 2024년에 유산소 챌린지를 하면서 좋았던 건 매일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이 언제나 좀 풀려 있는 느낌이 들었던 거였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를 쳐다보며 일을 하는 직업이다 보니 몸이 뻣뻣하게 굳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유산소 챌린지를 하는 동안에는 그런 느낌을 훨씬 적게 받았다. 허리나 목도 덜 아프고 다리도 덜 붓는다. 그러다 보니 신체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그 느낌을 다시 받고 싶어서 무언가 운동과 관련된 걸 하나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유산소 운동은 여러 가지 여건상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독감에 걸렸을 때도 운동을 하기 어려웠고 비행기를 12시간 넘게 타야 했을 때도 아슬아슬했다. 몸살 기운이 있어서 좀 쉬어야 할 때나 잠이 부족해서 피로가 극에 달했을 때도 운동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대신 생각해 낸 게 스트레칭이었다. 스트레칭은 몸이 아프거나 피곤해도 할 수 있고 아주 좁은 공간에 오래 있어야 할 때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 기계도 필요 없고 회사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다. 또 내가 지금 고치려고 노력 중인 자세 문제에도 효과적이다. 올해 스트레칭 챌린지를 통해서 자세 교정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내 고질적인 문제인 햄스트링 긴장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고. 스트레칭을 습관화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내년 1월에는 좀 더 유연한 사람이 되어 있기를.


두 번째 챌린지인 '한줄평 챌린지'는 글쓰기 챌린지의 요약 버전이다. 내가 느낀 것들, 떠오른 생각들, 글로 남기고 싶은 기억들, 새롭게 알게 된 깨달음들을 글로 적되, 짧게 1-2 문장 정도로 정리해서 적어 보는 것이다. 이 챌린지를 생각해 낸 것은 내가 말과 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핵심만 요약해서 간결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내게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차라리 길고 장황한 글을 쓰는 것이 더 쉽다. 요즘은 단어를 떠올리거나 딱 맞는 표현을 생각해 내는 데에도 조금씩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하루에 대한 '한줄평'을 남기면서 나의 하루와 감정을 정리해 보는 챌린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단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짧게 글을 남긴다는 의미에서 한줄평이라고 표현한 것이지, 실제 평점을 매기듯이 나를 평가하거나 별점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어떤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그게 내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 점을 조심해서 챌린지를 진행해 보려고 한다. 이건 글쓰기를 통해 나를 이해하고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나의 하루를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3년 동안 성공적으로 챌린지를 해 왔다. 올해도 그 기록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괜히 부담스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너무 의식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챌린지는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증명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다. 그 점을 잊지 말고 올해의 챌린지를 시작해 나가야겠다.




*커버: Unsplash의 Jeppe Møn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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