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고 마음으로 듣는 세상
눈을 감으면 내 안에 끝없는 세상이 펼쳐진다
가끔 눈을 감고 마음으로 소리를 듣는다.
눈을 감으면 눈 앞의 세상은 없어지지만 내 안에 세상이 펼쳐진다.
눈 앞의 세상은 끝이 보이지만 내 안의 세상에는 끝이 없다.
눈 감은 세상에서는 마음으로 소리가 보인다.
내가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소리가 내 안에서 펼쳐진다.
소리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춤을 추고
소리가 반짝반짝 드러났다 사라진다.
성난 차 소리가 왼쪽에서 씩씩거리며 등장했다가 오른쪽 마음 귀퉁이로 얌전히 사라졌다.
얌체공 같은 새소리가 마음 뒷켠에서 아무 때나 나타났다 사라졌다 제멋대로다.
마음 구석퉁이에선 귀뚜라미 소리가 반짝반짝 거린다.
마음 속 세상에 넓다란 비행기 소리 이불이 덮이는가 싶더니
채 다 덮기도 전에 귀뚜라미가 이불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눈 감은 내 마음은 지금 축제다. 불꽃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