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ungJae Shin Feb 07. 2020

#68. 물속을 자유롭게 날 거야

2020.02.04.

이번 달부터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1 만이다.  3년째 다니던 종로문화체육센터가 대대적인 공사를  한동안 쉬었었다. 물론 중간중간 주말 하루 다른 곳으로 원정을 나가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평일에 정기적으로, 익숙한 곳에서 하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사실 지난달에 재개장을 했기에 새해를 산뜻하게 수영과 함께하려 했으나 내가 등록하려 했을  이미 마감이었다. 나처럼 오래 갈증을 느낀 기존 회원들의 열망과 신년 특수까지 겹쳐서 종로 구민 우선 접수만으로 정원이  찼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걸음마를 떼는 초보 스위머들 혹은 새해 목표로 건강과 운동을 설정한 이들의 끈기는 그다지 질기지 않았고, 덕분에 이번에는 무리 없이 원하는 시간에 등록할  있었다.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8. 퇴근이 이르면 느긋하게 독서를 하거나 영어 공부를 하면 되고, 야근을 해도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한 시간이다. 앞으로 화목 저녁은 무조건 수영이다!

화요일에 방문한 센터는 아주  정비되어 있었다. 탈의실과 샤워시설도 리모델링 됐고 수영장 자체도 매우 깨끗하게 바뀌어서 물질할 맛이 났다. 바닥에 열선을 깔았는지 입장해 물에 첨벙할 때까지 호들갑을 떨면서 종종걸음을 하지 않아도 됐다. 내가 내지는 않았지만 종로구민의 세금이 이렇게  쓰이고 있음에 흡족했다. 파헤쳐 보면  지분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튼.

달라진  공간만이 아니었다. 그보단  몸이  많이 변했다. 전보다 폐활량도 떨어진  같고 자세도 예전 같지 않다. 특히 접영은  감고도  봐줄 정도로 형편없어졌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래서 상급반에서 중급반으로 강등을 당하게 되었다. 접영 웨이브가 되지 않으면 상급반의 운동량을 따라갈  없으니 내려가서 그것만 익히고 바로 복귀하라는 선생님의 말씀. 그리고 집에 가서도 혼자 연습을  하라는 말씀.   나아질 테니 계속 여기 있겠다 하고 싶었으나 간만에 자극을 받은 등줄기가 콕콕 쑤시기에 고개만 끄덕일 따름이었다.

선생님의 가르침 덕에, 타고나기를 뻣뻣한 몸으로 타고나서  유연한 몸을 부러워만 했는데 이참에 스트레칭과  잡고 웨이브 연습을 습관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그리고  가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꾸준함 보다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은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뭐든지 잘하려면 절대적인 시간을 투입해야만 한다.

그리고  시간을   끊임없이 생각이라는  해야만 한다. 내가 원하는 바를 머릿속으로 그린 다음 내가 그것에 올바른 방향으로 다가가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 자세가 중요하다 자세가! 그러지 않고선 나처럼 근육통만 얻을  실력은 하나도 나아지지가 않는다. 몸이 따라주지 않아도 정신은  멀리  너머에 먼저 가서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마  때문에 자세(姿勢)라는 말에 몸과 마음이  포함되어 있나 보다. 몸의 모양(姿) 그것을 대하는 태도() 결합된 단어, 자세.

나비는커녕 나방도 못될 버터플라이를 구사하는 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수영은 좋다. 날개를 활짝 펴고 수중을 자유롭게 나는 그날까지, Let’s 풍덩!


매거진의 이전글 #67. What a wonde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