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Photo, 3
우리는 죽음을 가지고 놀았다. 살육을 즐기고 시간(屍奸)에 탐닉하고, 인육을 음미했다는 말은 아니다. 그것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우리의 주된 유희 중 하나였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는, 이 책에서는, 이 그림에서는, 이 음악에서는, 이 만화에서는 죽음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서로 경쟁하듯 사례를 늘어놓았다. 죽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것의 가치는 얼마인지, 인류와 비인류의 죽음 사이의 간극은 또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침을 튀기기도 했다.
거침없는 날숨과 사려 깊은 들숨이 교차하던 그 시간 동안 공포나 허무 같은 것들에게 틈입할 여지를 열어주지 않았다. 타나토스의 축제. 사념에 사로잡힌 망령들처럼, 그렇게 우리는 사(死)에 집착했다.
동네 한복판에 자리 잡은 사원을 자주 왕래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우리는 그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종교를 죽음에 대한 숭배라 판단했다. 따라서 제의(祭儀)란, 내세를 믿던 그렇지 않던 근원적인 두려움에, 그러니까 생의 건너편에 기도를 올리는 것이었다. 우리는 관찰과 조소를 반복했다.
“내가 죽으면 내 시체를 화장해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전철역 공중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줬으면 좋겠어”
너는 말했다. 이 세상에서 사라진 뒤엔 아무도 자신을 기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너의 문장이 내뱉어지던 찰나 불현듯 떠올랐다. 여태껏 우리가 죽음 이후를 화제로 올린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눈치채지 못했었다.
가부좌를 틀고 고개를 조아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너는 어쩐 일인지 신발을 벗었다. 불상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곳에 멈춰 섰다. 장난을 치려는 걸까. 금방이라도 뒤돌아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을 것만 같아,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카메라를 들었다.
숨을 죽이며 기다렸지만 오래도록 너는 얼굴을 나에게로 향하지 않았다. 나의 다섯 번째 호흡이 끝나갈 무렵, 너는 내 앞에서 처음으로 머리를 묶었다. 그 순간, 우주가 희미해졌다. 한 줄기의 섬광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죽고 싶지 않았었구나. 아니, 살고 싶었구나. 그래, 너는 그 누구보다도 살고 싶었던 거야.
Writing. by 승재
그녀는 오래도록 자세를 고치지도 돌아보지 않았다. 무슨 고백을 하는 걸까, 무슨 기도를 하는 걸까. 그녀의 간절함이 무엇인지가 너무도 궁금했다.
Photo. by 임스
승재가 쓰고,
임스가 담다.
함께 서로 쓰.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