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 가는 마음

11. 내가 좋아하는 공간 알아보기 2

by Slowandsteady

어떤 사람들은 기분 전환을 위해 미용실에 간다고 한다. 나는 미용실에 커트만 하러 가지만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대체로 한 달 하고 보름 정도에 한 번씩 미용실을 간다. 다른 것은 모르겠으나 커트를 하는 마음은 마치 길어진 손톱을 자르거나, 깨끗하게 목욕을 하거나 그런 것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심지어 미용실에서 하는 커트는 다른 사람이 해준다는데 더 기분 좋음이 있다.


머리를 잘 자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머리를 감겨주는 것도 나에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너무 박박 감겨주거나, 반대로 너무 느슨하게 감아주는 것은 별로다. 적당한 압력으로 두피를 마사지해 준다는 느낌이 들면 좋겠다. 그리고 눈은 되도록 가려주면 좋겠고, 얼굴로 비눗물이 튀진 않게 해 주면 좋겠다. 이런 건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기본도 못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 (어쩌면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기분이 태도가 된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머리를 아무리 잘 잘라도 머리를 대충 감아주거나, 너무 전투적으로 벅벅 머리를 감고 나면 썩 기분이 좋지 않다.


커트라는 것이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미용사에 따라 꽤 큰 차이가 있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내 머리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 정도는 있어도, 두상이나 머리숱에 따라 어울리게 자르는 것은 미용사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대략적인 희망사항 정도만 말해주면 알아서 잘라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은 미용사가 너무 제 마음대로 잘라버리거나, 혹은 너무 하나하나 물어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또 어떤 미용사는 손이 아주 거칠어서, 심심찮게 피부가 긁히거나 정확히 알 수 없는 따가움이 지속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해도 내 머리를 거칠게 다루는 건 너무 싫다. 그리고 사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래도 실력이 좋다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서 내 요구사항을 잘 캐치하고, 적당히 알아서 깔끔하게 잘 잘라주고, 균형이 잘 맞고 자연스럽게 잘라주며, 손길이 부드러운 그런 미용사를 만나면 기분이 좋다. 거기다 머리를 잘 감겨주는 보조미용사까지 만나면 금상첨화다.




비용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데, 꽤 오랫동안 머리를 잘라오던 미용실의 미용사가 자꾸 진급? 하는 바람에 커트 비용이 너무 올라버렸다. (그들의 진급이 왜 커트 비용에 영향을 주는 걸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미용실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고, 몇 개월째 미용실 유목민 상태다. 이번엔 정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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