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이, 정확하고 투명한 의사소통과 전달과정
상대가 똑같이 자기에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알아서 그렇게 좀 하지 마세요.
반말, 제 멋대로 ‘자기야’라고 부르기, 친근하게 어깨나 팔을 잡으며 이야기하기.
전에도 이렇게 거슬렸는지 아니면 지금 견딜 수 없이 싫어져서 참을 수 없는지 알 수는 없다. 설사 과거에는 괜찮았다고 해도 지금 내가 싫다면 싫은 거겠지. 내가 싫은지 안 싫은지 티를 내야하나? 상사한테 이러한 행동은 인권침해이니 하지 마세요, 라고 말해? 오늘도 지나가며 어깨를 잡거나 쓰다듬으며 이렇게 하세요, 라고 하는 게 소름 끼치게 싫었다. 남성 직장 상사였으면 당연히 직장 내 성희롱 고발감인데, 동성의 상사는 어떤가. 행동하는 쪽에서 혼자서 멋대로 친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다.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겠지. 내가 친근함을 느낀다고 해서 당신들의 어깨나 팔을 잡고 고생하셨다, 라고 말하지는 않잖아. 그러면 나한테도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이런 불편함을 정색하고 전체 회의에서 말할 수 있을까. 다음주 주간회의 안건지에 써놔야겠다. 자유롭고 편안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누가 하는 건가, 어쨌든 결정권자의 의지다. 그걸 일일이 알려줘야 하는 게 너무 피곤한 일이긴 하지만. 하지만 너무 싫어, 제발 하지마. 괴롭고 힘들어.
오늘은 힘든 날이다. 지난 1년 5개월 간 함께 일하던 동료가 회사를 그만 뒀다. 당신마저 없으면 나는 이 회사에서 버틸 수가 없다고 말해온 사이지만, 그이의 영혼을 매순간 갉아먹는 회사에 남아있어 달라고 울고불고 붙잡는 것도 무리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자면서 다른 의견에는 잘못되었다 가르치려고만 들고, 자기 기분이 상하는 건 조금도 참지 못하고 바로 지위권력을 이용해버리는 상사들하고 어떻게 일을 하나. ‘당신 지금 이렇게 하는 말이 부끄럽지도 않냐?’는 질문에 고민이라도 할까. '이제 그만 내려놓고 다음 세대인 우리를 위해 물러날 준비를 하라'는 말에 느끼는 바가 있을까.
우리는 온 힘을 다해 이렇게 살고자 외치고 있는데.
그래놓고 최악은 송별회를 하자는 제안. 너무 놀라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그 자리에 앉은 사람 중에 그 밥이 목에 넘어갈 사람이 누구겠냐, 웃으며 그래도 서운하다고 말하는 사람이겠지.
이런 방식이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그나마 잘 마무리하는 식이라고 생각하겠지. 싸움도 아니다, 요즘 얘들의 철없는 반항 정도로 생각할 거다. 그래서 달래주면 되는 거고. 전근대적 관계 형성법, 의사 소통법이 지긋지긋하다. 업무지시나 똑바로 하고, 다른 사람한테도 말을 전달할 때도 명확하게 해서 뒤처리 할 일이나 좀 만들지 말란 말이다. 갈등 해결이 밥 같이 먹으면 다 되는 줄 안다. 밥 같은 거 안 먹어도 정확하고 투명한 의사 표현과 전달 과정이면 된다.
밥 먹다 혼자 화내고 혼자 맛있다고 허겁지겁 다시 먹는 가부장을 보는 것 같다. “하지 말까요?” “네. 안 하는 게 좋겠습니다.” 대답 한번 잘했다!
충격의 반전은 퇴사자에게 따로 식사하자는 제안을 또 했단다. 선약이 있어서..라며 얼버무렸다는데 이건 정말 마지막까지 자기 권위를 부리는 걸로밖에 생각이 안 된다. 대답은 역시 웃으며 '나 까인 거예요?'
회사에 있는 순간순간이 너무 괴로우니 출근하는 순간부터 화가 머리끝까지 차 있다. 그래서 자꾸 동료앞에서 가시 돋힌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게 제일 속상하고 미안하다. 나 역시 원인제공자인 상사에게는 화를 못 내고 상사가 자리를 비울 때만 혼자 씩씩거리면서 한숨을 내쉰다거나, 혼잣말로 ‘아 진짜 짜증나’ 이런 말을 한다. 동료는 곁에서 긴장하면서 내 눈치를 보게 되고 나는 미안해서 또 반성하고 이 상황을 괴로워하며 악순환.
그러지는 말아야지. 오늘의 다짐은 짜증이나 화가 나면 그 사람에게 어필하는 방식으로 반응할 것. 곁의 친구를 겁먹게 하지는 말아야한다. 당신이 내뿜는 부정적인 기운이 내게서 튕겨 내 친구에게 가지 않기를, 내 안으로 스며들지도 않기를, 바로 당신을 향해 반사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