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조회수의 비밀
522. 899. 1352. 지난 3일간의 브런치 글 조회수다. 평소에는 50~80, 친구들이 예전 글까지 많이 찾아 읽는 날에는 100을 넘기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날 이렇게 자꾸 올라가고, 유입경로에는 기타로만 떠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조금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이거 읽어봤어, 라며 어딘가에서 추천, 공유되고 있는 걸까? 그러기엔 공유수가 너무 잡히지 않는데? 댓글이나 좋아요도 없고.
예전에 카카오톡 탭에 노출되어 순식간에 조회수가 2000 가까이 되었던 경험을 떠올려보자니 오백이나 팔백은 너무 약소한데? 하루이틀 지나면 잠잠해지겠지. 그런데 삼일째가 되니 덜컥 두려워져서 어디선가 조리돌림 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유입경로는 여전히 기타. 이런 고민(?)을 옆자리 동료에게 얘기하기 바로 검색 돌입, 다음에 노출되면 유입경로가 기타로 잡힌다고. 그래서 구독자나 좋아요는 늘지 않고 순간적으로 딱 그 글의 조회수만 엄청 높아진 거였구나. 괜히 설렜잖아. 그런 기회도 얻지 못한 것보다야 훨씬 좋지. 그렇게 한번 많은 사람이 들어오고 나서 내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몇 명이라도 남는다면 좋은 일이고.
3일간 반짝 조회수가 높았던 저 글은 쓰고 나서 나도 기분이 참 좋았었다. 스스로 부끄럽다고 생각해온 내면을 어색함과 민망함을 이겨내며 들여다보고 솔직하게 썼다. 그런 내가 대견했다. 그냥 눌러서 들어온 사람들을 붙잡을 만큼 다른 글들이 매력적이진 않았던 모양이지만.
괴롭고 우울한 시간을 잘 버텨내기 위해 매일의 일기를 쓰자고 다짐한 지 24일째라니 새삼 내가 대견하다. 동시에 내면의 감시자이자 심판자인 안티바닥 씨는, 뭐가 그렇게 대단하냐, 그래봤자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냐, 니가 생각해도 이게 잘 쓴 글이냐며 타박을 하지만. 프로바닥 씨가 다시, 읽어주는 사람이 열 명이든 스무 명이든 감사할 일이고, 언제나 나를 응원하는 친구가 매일매일 읽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그걸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가는 글을 보는 게 뿌듯하지 않냐고 항변해준다.
처음의 다짐을 생각해보자. 누구에게 많이많이 읽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완성도 높은 글을 고심해서 쓰는 게 첫 번째 목적은 아니었다. 물론 그렇게 쉽게 쓰는 글도 사람들이 좋아해주면 좋겠지만 일단은 쓰는 거 자체가 즐거운 일이어서. 고단한 하루를 겨우겨우 마치고 당장이라도 쓰러져 트위터나 보다가 자고 싶은 마음을 딛고 일어서서 후다닥 한 장이라도 줄글을 쓰고 나면 그나마 마음이 좀 나아지곤 했다.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달의 후반부로 갈수록, 스스로 조금씩 더 나은 글을 쓰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원고료를 받고 쓰는 글도 아니고 특별한 주제가 정해진 것도 아닌 일기다. 하루하루의 단상들을 정리하고 자기 전에 아, 오늘도 도장 한 개 찍을 수 있다. 하고 뿌듯하게 잠들 수 있다. 메일링 구독 서비스를 할 만한 자신은 없지만 이렇게 매일의 훈련으로 글쓰기의 잔근육을 더 기를 수는 있겠지. 쓰면 나아진다. 많이 쓰면 좋아진다. 그것이 글쓰기의 진실이라고들 하니까.
매일 글을 쓰고 나면 나의 이 다짐이 지켜지는 지 봐달라고 친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글을 보낸다. 트위터 친구들 중에도 내 글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으니 그 친구들에게도 봐달라고 올려둔다. 매일의 글이 트윗으로 쌓아는 느낌도 좋다. 자주 보고 연락하는 친구들도 잘 보고 있다고 인사해주었다. 시간이 지나고, 글도 점점 더 좋아지고, 차곡차곡 글이 많이 쌓이면 더 좋은 날도 오겠지, 뭐! 다짐의 왕은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