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로그 유튜브를 시작하는 마음
설레고 떨린다. 내일이 바로 6월 1일이다. 지난 한 주는 어떻게 하면 머릿속에 떠올린 것들을 실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험해보느라 바빴다. 그리고 즐거웠다. 유튜브를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아주 오래전이다. 2년 전 친구들과 팟캐스트 방송을 했고 지금은 쉬고 있는데,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선 언젠가 다음 작업을 하게 된다면 유튜브를 하자고 이야기했다. 이름도 정해뒀었는데...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걸 실행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니까.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면서 마음속에 품고만 있었다.
나 혼자 쓰기로그 방송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면 좋겠다고 결정한 건 불과 일주일 전이다. 우울하고 무력한 시기를 잘 버텨보려고 매일매일 일기를 써서 브런치에 올리기 시작한 지 2달째다. 글의 완성도를 따지지 않고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성실하게 무언가를 쓰고 그 글을 차곡차곡 쌓아 두니 뿌듯했다. 글을 세상에 내보인다는 데 부끄러움을 크게 느끼지는 않았다. 많이 읽히고 공감을 받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댓글 같은 게 없어도 쓴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기쁨이 있었다. 괴로운 시간에는 일기장에든 인터넷에든 뭐라도 아무말이라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괴로운 시간을 버티는 힘이 되어주었다. 이 과정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화면을 바라고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 수 있을까를 상상하면서 일주일동안 매일매일 일기 쓰는 과정을 찍고 편집했다. 재미있었다. 이거라면 정말 매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나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다.
화면 기록 프로그램으로 일기글이 입력되는 과정을 녹화하고, 타이핑하는 손을 핸드폰으로 찍는다. 그리고 두 개의 화면을 합친다. 편집도 아주 어렵지는 않다. 아이폰의 기본 어플인 아이무비를 사용해서 핸드폰으로 할 수 있다. 오래 꾸준히 하는 게 목표니까 방법은 최대한 간단해야 한다. 특별한 장비를 살 필요도 없고 안 하던 작업을 유튜브를 위해 엄청 더 많이 해야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하던 걸 하면 된다. 조금 더 품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 조금만 더 품을 들이면 된다. 이 방송을 보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지만 일단은 댓글이 안 달려도 매일의 일기 30개가 쌓이면 행복했던 지난달 말일의 나처럼, 오늘의 나처럼 한 달 후는 나는 기쁠 것이다. 나는 분명 성실하게 쓰기로그 영상을 30개 올릴 게 분명하니까.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성실하게 노력해보는 게 내 장점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현실의 고통과 괴로움을 잊어보는 일. 직장인으로 할 수 있는 적절한 사이드 프로젝트다.
그러니까, 여러분. 우선쓰소 쓰방 <어제의 일기>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매일 밤 9시에 어제의 일기 영상이 올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