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우선쓰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adac Jun 06. 2020

오늘은 성실히 일하고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 한다

내일은 적당히 일하고 치킨을 시켜 먹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려 마시고 오늘 할 일을 생각했다. 원고를 쓰러 어딘가로 가야한다. 도서관에 갈 수 좋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도서관이 휴관이라 어디 갈지 고민해야 한다. 어짜피 지난 설 연휴에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로 번갈아 출근했다.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숍이라 사람이 많아서 일찍 가서 자리를 잡기만 하면 종일 앉아있어도 눈치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다. 간단히 끼니도 때울 수 있다.


휴일인 걸 깜빡하고 도서관에 반납할 책을 들고 집을 나섰다. 카페는 아무래도 시끄럽고 식사도 마땅치 않다. 아무래도 오늘은 회사에 가야 할 것 같다. 사무실 말고 회원제 공유오피스 공간이라면 회사 가는 느낌은 덜 들 테니까. 도서관에 도착해서야 휴일인 걸 알아차렸지만 무인반납기가 있어서 책을 반납할 수 있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공유주방에 가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아침에 커피랑 간단한 과자를 먹었어도 그건 밥이 아니니까. 얼큰하고 매콤한 라면을 먹고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야지.


하기 싫고, 글도 잘 안 써지지만 그래도 나와 있으니 조금이라도 하게 된다. 중간중간에 딴짓도 하고 간식도 먹고 옥상텃밭에 나가서 식물도 보면서 겨우겨우 작업을 이거갔다. 그래도 11시부터 7시까지 작업실에 있었다.


원고는 얼마나 썼냐면... 어느 정도 쓰겠다는 계획이 없어서 오늘 쓴 게 많은 건지 적은 건지 가늠은 잘 안되지만 그래도 내내 회피하고 외면하면서 마음 불편해 오던 걸 끄집어내 풀기 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5-6시쯤 되니까 뭔가 조금씩 머리도 손도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할 만 하겠다는 마음이 든다. 내일은 집에서도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녁으로 싸간 식사를 먹고 집에 왔다. 배는 부른데 뭔가 허전해서 치킨을 시켜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말았다. 혼자 있는 집에 배달음식을 시키는 것도 싫고, 이미 저녁을 먹었는데 치킨을 먹는 것도 내키지 않고, 사러 가기는 귀찮고, 먹고 나서 속이 편치 않을 것도 아니까 잘 참을 수 있었다. 대신 후다닥 파전 한 장을 부쳐 먹었다. 대파 하나를 송송 썰어서 밀가루 반죽 조금과 부치면 기름기에 대한 욕구를 재빨리 충족시킬 수 있다. 먹고 나면 급한 불은 끈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내일은 치킨을 시켜 먹어야겠다.


https://youtu.be/tRWdLrTXNYc

매거진의 이전글 외로운 건 당연한 거, 그래서 '외롭지 않을 권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