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완주행보

방바닥을 닦으며

완주행보_完州行步14

by badac

매일매일 걸레질

내 집이 생긴 후로는 최소 2~3일에 한 번씩 방을 닦아야 속이 편한 사람이 되었다. 매일 아침 닦는 편이다. 전에 살던 집에서 내 방은 책상과 책장, 항상 깔려있는 이부자리를 제하고 나면 드러난 방바닥이 사람 한둘 겨우 누울자리나 될까. 그 좁디좁은 공간도 일주일에 한 번이나 겨우 닦을까 말까였다. 그런데 지금 집은 가구도 뭣도 아무것도 없다보니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너무 잘 보여서 닦지 않을 수 없다.

해가 드는 방바닥은 아름답지만...

아직 청소기도 빗자루도 없어서 한쪽구석에서부터 위아래로 왔다갔다 하며 걸레로 방을 닦는다. 여기를 방금 닦았던가 안 닦았던가 헷갈리기도 하고 방금 닦은 게 분명한데도 먼지가 다 닦이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정도면 깨끗하지 싶다가도 어떻게 매일 닦는데도 매일 이렇게 먼지가 나오나 싶어서 매일하는 걸레질이 허무해진다. 그러다가 번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의 걸레질로 방바닥을 완벽하게 깨끗히 닦을 수는 없겠구나. 그저 오늘 할 수 있는 만큼 닦고 내일 또 닦을 뿐. 청소를 한다고 해도 손님 받기 직전의 특급 호텔처럼 반짝거리게 만들 수는 없다. 사람이 사는 집에는 손때가 묻기 마련, 새 것이 아닌데 새 것같을 리는 없다.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닦아야 한다. 지금 닦지 않으면, 조금씩 조금씩 먼지가 쌓이는 걸 가만히 내버려두면,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을만큼 더러워진다.


방금 방을 다 닦았는데 머리카락 한두 개 남아 있을 수 있다. 지금 이 걸레질이 완벽하지 않다해도 오늘의 걸레질을 마쳐야 한다. 매일매일 방을 닦아 찌든 때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집안일이란 건 대부분 이렇게, 겨우 더럽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티도 안 나게 수시로 반복하는 거였다. 수챗구멍에 머리카락이 수북이 쌓아지 않도록 며칠에 한 번씩 청소하고, 변기와 세면대를 닦는다. 음식물 쓰레기통도 찰 때마다 비우고 가스레인지와 싱크대도 닦는다.


특히 청소는 직접 해야한다. 밥이나 빨래도 번거롭지만 밥은 사먹기 쉽고 빨래도 밖에 들고나가서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집은 들고 갈 수도, 쉽게 버리고 새로 살 수도 없다. 사람을 부르는 건 비싸고 번거롭다. 조금씩이라도 자주 치우는 수밖에 없다.

?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suk%2Fimage%2FDqMkZY1tTVxCFdXTwz_wicUZy7o 기어다니며 방을 닦는 바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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