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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우선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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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dac Jun 18. 2020

한창 우울하고 불안했을 때처럼 이런 내가 싫진 않다

갑자기 생긴 시간에 딱히 뭘 하진 않아도

집에 인터넷 설치를 하지 않았다. 휴대폰 데이터를 무제한 요금제로 쓰고 있어서 사는 데 큰 불편은 없다. 인터넷 검색은 폰으로 하고, 원고를 보내는 정도는 휴대폰 테더링으로도 문제 없었다. 왠지 집에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뭔가 있어보였다. 전자레인지, 텔레비전이 없는 것처럼.


월요일부터 회사에 가지 않고 자가 격리 중인 상태이다 보니 우선쓰소 영상은 멈췄다. 브런치에는 일기를 올리고 있고, 매일 일기 쓰는 영상을 찍고, 편집도 다 해두었는데 휴대폰 데이터로 업로드 하기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미루고 있다. 카페라도 가서 하면 되는데 나름 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집에서 격리하는 사람이 카페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오늘도 그냥 종일 집에 누워있었다.


잠을 자고, 책을 조금 읽고, 밥을 해 먹고, 다른 걱정은 거의 하지 않은 채로 그냥 시간을 보냈다. 불안해서 동네를 걷거나 하지도 않았다. 고양이랑 많이 놀아준 것도 아니고 그냥 주로 정말 누워서 하릴없이 휴대폰을 붙들고 트위터만 봤다.

넷플릭스 이용자도 아니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도 않는다. 종종 넷플릭스에 가입해서 보기도 했었는데 워낙 뭘 잘 챙겨보는 편이 아니라서 한 달 가입했다가 해지했다가를 띄엄띄엄 반복한다. 괜히 인터넷에서 부러운 사람들의 블로그를 보면서 조금 조급해했다가 다시 스르륵 잠들었다.


일주일의 갑작스런 휴가, 원고 걱정도 하지 않고 그냥 쉴려고.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은 책도 없어서 딱히 읽고 싶은 것도 없다. 예전에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을 들춰보다가 그냥 누웠다가 잠들었다가 한다.

그나저나, 맥북 키보드가 이제 더는 작업을 할 수 조차 없게 자주 오류가 나는구나. 힝..... 카타르 항공권 환불 받은 걸로 사야하나 정말... 일단 키보드를 별도로 설치해서 내일부터는 작업을 그걸로 해야겠네. 종일 누워서 뒹굴었더니 일기에 쓸 말이 별로 없다. 이런 날도 있는 거겠지. 그래서 한창 우울하고 불안했을 때처럼 이런 내가 싫고 밉지는 않다. 그러기로 했으니까 이번 일주일은 이렇게 쉬기로 했으니까 푹, 맘껏 편히 시간을 보내보도록 하자. 내일도!


https://www.youtube.com/watch?v=XmXyENqwRPk&t=1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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