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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dac Jun 21. 2020

하다만 대청소, 9시간이 넘는 집중 회의

이렇게 길게 길게 진심을 담아 회의할 수 있다니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지금 시각은 6월 21일 일요일 새벽 3시 43분이다. 커피를 한 잔 마시기는 했지만 이렇게 졸리지 않은 것도 신기한 일이다. 오늘은 엄청난 일이 2개나 있었다. 


점심때까지는 어제와 별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늦잠을 잤고 적당히 끼니를 때웠다. 긴긴 일주일의 격리(병가)가 끝나가니 조금 아쉬웠던걸까, 어질러진 집이 눈에 들어왔다. 이대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출근하긴 싫었다.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작은 방을 작업실로 이용하고 있는데, 큰방에 있는 책장을 작은 방으로 옮겨, 작은방을 작업실로 큰방을 잠자는 방이자 생활하는 곳으로 완전히 분리하고 싶어졌다. 15칸짜리 책장의 책과 물건을 다 꺼내서 방바닥에 내려놓고, 혼자 낑낑대며 작은방으로 책장을 옮겼다. 큰방의 소파 자리도 이리저리 다시 배치해봤다. 지금은 큰방 바닥에 널부러진 책과 물건들이 아직 책장에 꽂히지 않고 그대로 놓여 내가 도대체 잠을 어디서 자야 할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태다. 갓 이사온 집의 상황이랄까. 박스에 들어있지도 않아서 더 심난하다. 


4시부터는 나만 참여하지 못한 창업준비 워크숍에 온라인으로 접속했다. 조금 늦어져서 5시부터 시작했을라나 4시간 회의하고 9시부터 10시까지 한 시간 저녁 겸 야식을 먹으려고 1시간 쉰 것 빼고는 4시 반이 넘도록 회의했다. 총 9시간 반이나... 핸드폰이 뜨거워져서 몇 번이고 끊었다가 다시 접속했다. 그 사이 우리 사업 아이템은 이거였다가 저거로, 저거에서 그거로 바뀌었고 아직도 잘 모르겠다. 사업을 진짜 할 수 있는 걸까 질문하면서 결국 답은 로또뿐인가...로 끝나기는 했지만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앞날을 도모하는 게 너무 재밌다. 뭐든지 하긴 할 거다. 진짜.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할 수 있을 거야, 모인 친구들의 면면은 훌륭하고 뛰어나다. 뭘 원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만 정확히 정할 수 있다면 마음을 모으고 실행하는 건 잘할 수 있는데...


<밸류프로포지션디자인, 가치 제안 설계로 시작하라!> 라는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고객의 프로필을 정하고, 고객이 원하는 활동, 불만, 혜택 들을 적고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을 벌써 두 번이나 했다. 사업 아이템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고객의 타깃은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중이다. 그런데 중간에 집중력 떨어지지 않고 졸리지 않고 하기 싫은 마음 들지 않고 이렇게 길게 길게 진심을 담아 회의할 수 있다니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재미는 재미고, 일이 정말 진행되야 할텐데... 잘 되겠지! 그나저나 오늘밤 어디서 어떻게 자야하나... 이삿짐을 싸다 만 것 같은 방에서 자면 악몽을 꿀 것만 같다. 벌써 4시가 되었고 나는 여전히 잠이 하나도 오지 않는다. 하하하.   


https://www.youtube.com/watch?v=1ap1Aye0a7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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