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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dac Jul 01. 2020

당장은 눈앞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만 생각하자!

괴롭지만 괴로운 거 잠깐 미뤄두고. 할 수 있는 만큼 하자.

7월 1일이 되었는데, 기분이 너무 나쁘다. 오늘은 회사에서 이유 없이 화가 치밀어 올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마구 소리치고 싶었다. 의미 없는 일들을 기계처럼 꾸역꾸역 하고 있는 게 괴로웠던 것일까. 하루이틀도 아닌데 유난히 오늘 왜 그랬지. 벌써 한 해의 반이 지났다는 사실에 놀라지도 않았다. 어서 빨리 시간이 흘러서 연말이 되었으면, 그래서 계약이 끝나고 일을 하지 않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옆자리 동료는 아마 아프고 기운 없어서 회사에 대한 괴로움과 미움이 생기지 않았던 지난 시간 동안의 화가 쌓여서 이제 터진 게 아닐까 하는 그럴싸한 가설을 내놓았다. 하긴 그랬지. 아픈 동안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화낼 기운도 없었고. 이번주부터 정상 근무 중인데 회사에 하루종일 앉아있으니 화가 날 만도 하다. 아, 이런 마음과 상태로 어떻게 연말까지 버티니.....


내일과 모레를 휴가를 내고 서울에 간다. 내일 저녁에 있을 강연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것도 너무 어려워서 스트레스다. 그냥 있는대로 내 얘기를, 전에 했던 것처럼 하라고 말씀하시는데 머릿속에서 맥락이 잘 안 잡힌다. 메모하고 메모하고 메모하고, 다시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아. 정말 모르겠네.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다.


보통 회사에서 어제의 일기 유튜브 업로드를 하는데 오늘은 휴대폰에 저장된 영상을 실수로 지워버려서 올리지 못했다. 다행히 외장하드에는 저장해둔 것 같아서 올릴 수는 있는데 집에 오니 인터넷이 되지 않아서 작업하려면 카페라도 갔어야 했는데 귀찮아서 안 갔다. 안 올리겠다는 게 아니라 내일 한꺼번에 올리겠다는 거니까. 내일 하지 뭐. 꼬박꼬박 안 빼먹는 게 내 장점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있는 거니까.


집에 오자마자 낮에 회사에서 준비한 저녁 도시락을 후다닥 챙겨 먹고 자리에 앉아 내일 강연 준비를 했다. 진도가 조금씩은 나가고 있는데 썩 만족스럽지 않아서 걱정이다. 내일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서 치과에도 들를 생각인데, 그러려면 오늘 저녁에는 어떻게든 준비를 마쳐야 한다. 일기를 빼먹지 않으려고 일단 후다닥 지금 쓰는 거고, 얼른 가서 나머지 준비를 마저 해야겠다.


그래도 회사 안 가고 서울 가서 멋있는 친구들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 이렇게라도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자극도 받고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들어야 뒤처지지 않는다. 이렇게 지역에서 일하기 싫은 마음 겨우 억누르며 대충 살다가는 정말, 점점 생각없는 사람이 될까 무섭다. 일할 때도 아무런 창의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목표의식도 없고, 문제만 안 생기게 대충 하는 거 너무 괴롭지만 그렇게 밖에 못하니까. 아 정말 화나내. 어떻게 해야 마음이 풀릴까. 어떻게 해야 이런 끔찍한 기분이 덜할까. 이번주에 상담 가는 거 무리라고 생각해서 쉬겠다고 했는데 무리를 해서라도 상담을 가야하나 싶고...잘 모르겠다. 아 일단 내일의 강의 준비 먼저 끝내자.


당장은 눈앞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만 생각하자!

괴롭지만 괴로운 거 잠깐 미뤄두고.

어쩜 눈앞의 과제 때문에 더욱 괴로운 건지도 몰라.

어떻게든 내일은 오고, 어떻게든 시간은 지나고, 일은 어떻게든 된다.

할 수 있는 만큼 하자.


https://youtu.be/uCB_kgVM2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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