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주문 링크 https://bit.ly/pencilfarmer2024
이보현 글/그림
발행일 2024-06-29 | 가격 13,000원
판형 115*180 | 140쪽 | 에세이
먹는 데 진심. 많이 먹고 자주 먹는다. 과식, 폭식, 야식, 와식을 즐기다 역류성식도염인이 되고 말았다. 좋아하는 음식을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게 먹기 위해서 적게 먹고, 적당한 선에서 먹기를 멈추고, 규칙적으로 먹고, 먹고 절대 눕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인스타그램 @slowbadac
브런치 https://brunch.co.kr/@slowbadac
출간 목록
<소탐대전> 동네 사람의 소소한 대전 탐험 (연필농부, 2024)
<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1인 가구 생활자의 내 집 마련 대모험 (휴머니스트 - 자기만의 방, 2023)
<귀촌하는 법> 도시에 없는 여유와 나다움을 찾아서 (유유 - 땅콩문고, 2021)
<안 부르고 혼자 고침> 소소한 집수리 안내서 (휴머니스트 - 자기만의 방, 2017)
<나 혼자 발리> 적게 쓰고 오래 노는 여행의 기술 (롤링다이스, 2015)
앗, 뜨거! 사랑이야.
너무 맛있어서, 그 집의 모든 것이 좋아서 가고 또 갈 수 밖에 없는 끌림. 나의 미가옥은 이제 없지만, 콩나물의 아삭함과 국물의 든든함과 사장님의 담백함을 추억하며 전하는 사랑의 고백.
작가 이보현은 집을 고치고, 시골로 이사하고, 집을 사는 과정을 지나오며, 뭐 이런 것까지 고민하나 싶은 작디 작은 마음까지 세세하게 그려내 소심하고 불안한 독자들의 공감을 샀다. 이번엔 사랑 이야기다. 콩나물국밥집 미가옥을 만나고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지고 서서히 이별하게 된 이야기를 쓰고 그렸다. 콩나물국밥을 통해 사랑을 배우고, 노동과 인간과 사회와 동물에 대해 생각한다. 콩나물국밥으로 그림을 배우고 글을 쓰고 책을 낸다. 어떻게 콩나물국밥집 한 곳에 대해 책을 한 권 쓸 수 있냐고요? 사랑하면 그렇게 됩니다.
[여는 글] 뜨끈한 사랑 이야기
- 사랑에 빠진 날
- 어떻게 사랑을 계산할 수 있습니까
- 너무 사랑하니까 거리 조절
- 미가옥을 사랑하는 법
- 사랑이 나를 움직이게 해
- 내 사랑을 강요할 순 없겠지
- 사랑을 나누고픈 마음
- 너는 사랑을 아직 몰라
- 네 사랑도 귀한 것을
- 사랑하는 자의 의무
- 사랑이 멀어졌습니다 : 롱디
- 사랑은 그렇게 변하지
- 이 사랑은 리필이 됩니다
- 예측할 수 없는 사랑의 현현
- 각기 다른 사랑의 모양
[닫는 글]
오늘은 어디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을까
[부록 1] 넓은 세상 여러 사랑의 맛
- 묘하게 어긋난듯 어울리는 맛
- 어수선하고 다정한 맛
[부록 2] 미가옥 방문 일지
P.12
밥하기 싫을 때, 입맛이 없을 때, 배가 고파서 당장 뭐라도 먹고 싶을 때, 배는 별로 안 고프지만 뭔가 먹어야 할 때, 뭘 먹어야 할지 떠오르지 않을 때, 그 맛이 생각날 때마다 미가옥에 갔다. 일주일에 한 번도 가고 네 번도 갔다. 처음엔 너무 자주 가면 부끄러울 것 같아서 주 3회 이상은 가지 않겠다, 장날엔 복잡하니까 장날을 피해 가겠다 다짐해보았지만 소용없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찾듯, 자석에 이끌리듯, 끼니때가 되면 그냥, 눈을 뜨면 바로 미가옥에 갔다. 미가옥에 다녀오면 언제나 행복했다.
P.13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맛있다고 느껴질 때 원 없이 먹어야지.
P.16
기운이 없고 울적한 시기였는데 미미하게 남은 힘을 그러모아 미가옥에 다녀오면 3시간 정도는 기분이 좋아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장면을 보면 행복하니까.
P.46
일단 콩나물국밥을 떠올리면 흐뭇한 미소가 동시에 따라온다. 헤헤, 생각만 해도 마냥 좋은 사랑. 먹어도 먹어도 좋은 음식, 마음껏 좋아해도 되는 무엇이 있다는 게 어디냐. 얼마나 좋고 고마운 일이냐.
P.48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시간과 마음과 에너지와 사랑을 가장 많이 쏟고 있는 대상은 바로 미가옥 콩나물국밥이다. 우리 동네에 콩나물국밥집을 차린다는 꿈은 말하면서도 헛웃음이 나오지만, 미가옥 책을 쓰겠다는 목표는 꽤 현실적이다.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자, 먹을 수 있을 때 실컷 먹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맛있는지 말하고 싶은 만큼 쓰자.
P.63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결국 그럴 일이 되곤 한다. ‘원래 그래’나 ‘절대 안 해’는 어디에나 쉽게 써선 안 되는 말이지만, 입맛의 경우는 더욱 그럴 터다.
P.75
사랑하는 마음에 너를 따라 나의 취향을 접는 것도 내 마음이다.
P.79
동물의 사체를 먹는 야만인이라는 비난에 더 이상 억울하지 않게는 됐다. 맞죠, 맞는 말이죠.
P.80
너를 함부로 평가하지 않을 거야, 이 역시 누군가의 귀한 사랑일 테니.
P.88
만날 수 있는 날이 줄어드니 만났을 때 오로지 상대에게만 집중해야 한다. 너를 만끽하기에도 아까운 시간,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P.89
내가 너를 더 사랑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 너의 마음은 내게 돌아올 리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시간과 마음을 들여 너를 더욱 사랑하는 일, 변치 않는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어 주길 바라는 일뿐이다. 다그치지 않는 사랑을 너로부터 배운다.
P.93
먹을 수 있는 것도 다 한 때다. 과식도 폭식도 할 수 있을 때 많이 해둬라.
P.103
더 사랑하기 위해서 신중하게 궁리하고 노력한다는 게 이런 것이로구나. 끝까지 너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 나는 항상 생각한단다. 내 사랑 미가옥.
P.115
세상은 넓고 콩나물국밥집은 많고 취향은 다양하고 사랑받는 콩나물국밥의 맛과 형태도 여러 가지일 테지.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경험하는 게 재밌는 것처럼 모르는 콩나물국밥을 만나 알아가는 과정도 좋다. 그렇게 계속 먹다 보면 나랑 더 맞는 콩나물국밥을 만날 수 있겠지.
연필농부는 짧은 여행과 긴 여행, 한달 혹은 몇년동안 삶터로 살아온 곳곳마다 책의 씨앗을 뿌려놓고 천천히 거둡니다. 사는 곳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