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나와 일은 같지 않다

언제 그만둬도 상관없다는 마음이면 될까

by badac

같이 일했던 동료가 이번 달 사직한다. 전부터 그냥 그렇게 하던 많은 것들에 '원래 그런 것은 없다'며 문제 제기하고 꼭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렇게 하는 게 편하고 그런 일들을 제법 빨리 해내는 나는 조금 불편했고 가끔은 귀찮았다. 그렇지만 꼭 그렇게 해야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해오던 사람들은 대놓고 기분나쁜 티를 냈다. '나라고 그런 생각 안 해본 거 아냐. 넌 뭘 몰라서 그러는 거야' 라며 하던 대로 하자고 했다. 늘 하던 대로는 그저 늘 하던 대라서 익숙해졌을뿐, 안정적이거나 효율적이지도 않았다. 생각하고 성찰하기를 멈추면 너무 쉽게 도태된다. 변화를 원하는 내부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한다.


고지식하게 자신의 철학을 주장하는 것보다 나쁜 태도는 눈치를 보는 일인데 그게 전략인 줄 안다. 하나를 내어주고 하나를 얻어온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과 이도 저도 아닌 것의 교환인 경우가 많다.


송은이를 보면, 끝까지 살아남아야 결국 뭐라도 제 뜻대로 해내는 거 같은데 나는 이렇게 또 불평불만 투성이다. 일한 만큼 돈을 주지 않는다거나 말도 안되는 지시를 하는 조직도 아닌데 나는 뭐가 이렇게 불만인가.

이런 얘기를 다니는 회사마다 너무 많이 해대서 별다를 것도 없는데 나는 이번에도 또 그렇고 그런 수순을 밟고 있다.

그나마 이번에는 언제 그만둬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일하기로 한다.

일하는 나와 일이 같지 않음을 알고 너무 몰입하지 않기로 한다.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해지면 괜찮을까.

내가 계획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구조의 내 일을 하면 괜찮을까.


"일하기 힘들죠?

"네"

"그만 두고 싶어요?"

"매일 매일 아침마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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