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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민 회계사 Oct 16. 2021

드디어 소개합니다. 현대자동차 벨로스터 N

ONE & ONLY

에피소드 8을 시작하며

제목에

'FEAT. 벨로스터 N'이라고 써놓고

정작 벨로스터 N은 다루지 못했다


조금 늦었지만

이번 에피소드 8에서

벨로스터 N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본다

(이 차에 관심이 없으셔도

편하게 읽으실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근데, 무슨 차 사실 거예요

수동 자동차 도로연수를 마치고

친절하신 선생님이 묻는다

"근데 연수 끝나면 무슨 자동차를 사실 건가요?

요즘 수동변속기 승용차는 거의 안 나올 텐데..."


맞다, 그 생각을 못했다

'수동 운전 배워서 유럽에서 렌트해서 여행해야지'

정도의 생각만 했지

수동 변속기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은 계획에 없었다


연수를 마치며 건넨 선생님의 말에

수동변속기 자동차에도 관심이 간다

하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는 많지 않다


그나마 스포츠카는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

수동 변속기가 적용되어 왔는데

요즘은 스포츠카마저도 자동 변속기가 우선이다

편리함이 많은 것을 대체한다


벨로스터 N 예찬

2018년 6월

현대자동차는 벨로스터 N을 출시한다

출시 당시엔 그저 신기한 자동차일 뿐이었지만


수동운전 연수를 끝낸 2019년 봄에는

각종 매체들의 호평을 찾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2021년 현재

약 1년 넘게 이 차를 몰며 느낀 점을

5가지로 정리해본다


1. N 브랜드의 시작

개업을 시작한 이후로

마케팅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책이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라는

무려 1993년에 출판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에 처음 출판됨)

교보문고 광화문 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즐겁게 읽었다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라는

두 마케팅 전략가가 쓴 책인데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책을 펼쳐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다


<Chapter 4. 인식의 법칙>에서

이런 구절이 있다

혼다, 도요타, 닛산 브랜드 간 전쟁은
디자인, 엔진 마력, 가격 등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는 생각이다

마케팅은 결국 인식의 싸움이다

이 전략은 지금도 유효한 것 같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인식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벤츠는 최고라는 가치를

(The Best or Nothing : 최고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BMW는 주행의 즐거움을

(Sheer Driving Pleasure :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

아우디는 첨단 기술력을

(Vorsprung Durch Technik : 기술을 통한 진보)

볼보는 '그 유명한' 안전을

(Volvo for Life)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이들 가치 중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자동차를 선택한다

겉으로는 제품을 팔지만

사실 인식을 파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소비자에게 있어 브랜드 인식을 확고히 하는 단어는

아직 소유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Drive Your Way

New Thinking, New Possibility

심지어 볼보를 의식한 듯한

Hyundai for life까지

다들 좀 애매모호하고 임팩트가 없게 느껴졌다


그런 측면에서

'모터스포츠의 두근거림을 일상으로'

라는 N 브랜드의 슬로건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목표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출처 : 현대자동차 벨로스터 N 구매 페이지(캡처 화면이며 실제 영상은 아래에 있습니다) 
출처 : Hyundi N Worldwide 채널의 https://www.youtube.com/watch?v=XVtFupag1Xc

현대자동차 N 브랜드는

BMW 고성능 브랜드 M을 총괄했던

<알버트 비어만(일명 맥주만 형님)>을

현대자동차로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된

현대자동차 고성능 브랜드다


그가 온 이후

WRC(World Rally Championship)이라는

아스팔트는 물론 거친 산길, 눈길 등

혹독한 도로를 달리는 모터스포츠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출처 : Hyundai Motorsport 채널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ySUmRVDL_Rc&t=10s
출처 :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중 N 소개 코너에서

모터스포츠에서 얻은 결과물을

양산차에 반영하는 것이

N 브랜드의 취지였기에


'모터스포츠의 두근거림을 일상으로'라는

N 브랜드 만의 슬로건과

N 브랜드의 시작을 알린 벨로스터 N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 외부 디자인(EXTERIOR)

목적지를 빠르고 안전하게 간다는 

자동차가 주는 혜택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겐

자동차 그 자체의 매력도 중요하다


라이카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라이카로 찍은 사진만큼이나

라이카 사진기 그 자체가

매력적인 것처럼

라이카 카메라는 카메라 자체의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광고가 많다


사실 기술이 주는 매력은

이미 인간의 효용과 필요성을 넘어서고 있다

이런 시대에는 그래서

디자인이 매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디자인은

보는 사람마다 주관적이고

같은 사람이라도, 그 사람 삶의 시간 속에서

디자인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30대 후반의 당시 나에게

벨로스터 N의 외부 디자인은 한 줄로

"전면, 측면 GOOD~, 후면 디자인 쉣!"


전면은 생각보다 단정하고 깔끔하다

측면의 라인도 조약돌을 닮아 개성있다

5개 라인으로 쭉 뻗은 휠은

작은 차체를 다부지게 하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람보르기니를 어설프게 따라한 것 같은

후미등(테일램프)이 있는 차의 후면은

내가 뒤에서 이 차를 따라가도

별로 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다음 세대의 벨로스터 N이 나온다면

저 후미등이

좀 더 심플하게 다듬어진다면 좋겠다

다른 비율은 좋으니까...

1. 전면은 생각보다 차분하고
2. 측면 라인도 만화 속 자동차처럼 귀여운데...
3. 못 생긴 테일램프와 함께 하는 뒷면은 아쉽다

 3. 내부 디자인(INTERIOR)

일단 차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와 보면

외부 디자인의 불만족은 싹 사라진다


재질만 놓고 보면

온통 플라스틱 덩어리라

고급스러움은 1도 없지만


각 구성요소들을 보면

'내 마음을 읽은 것일까'

싶을 정도로 반갑기까지 하다


(1) 스티어링 휠(일명 핸들)

핸들은 운전하며 가장 많이 잡는 부분인데

손에 닿는 가죽의 촉감이 매우 좋다


모양은 BMW에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닐까 싶지만

반듯한 원형의 형태로 깔끔하며

푸른색 버튼으로 N 모델만의 포인트도 주었다

너무 멋져 따로 핸들만 구한 BMW M3 모델의 핸들(벨로스터 N과 유사한 구성입니다)

(2) 아날로그 계기반

많은 자동차의 계기반이

현란하고 화려한 그래픽을 갖춘

디지털 계기반으로 변하고 있다


너무 컴퓨터 같은 디지털 계기반보다는

동그란 테두리에 바늘이 실제 살아 움직이는

아날로그 계기반이

자동차와 더 교감하는 것 같아 좋다


벨로스터 N은

아날로그의 끝인 수동변속기 차량답게

최신 유행의 디지털 계기반으로 넘어가지 않고 

레이싱 느낌이 물씬 나는

멋진 아날로그 계기반을 적용해서 고맙다

아날로그 계기반이 좀 더 남아 있으면 좋겠다

(3) 시트

2018년 벨로스터 N이 처음 출시된 이후로

2020년 연식변경 모델이 나왔다

시각적으로 큰 변화 중 하나는

서킷주행 등 레이싱에서 활용되는 버킷 시트의 도입

(옵션사항이긴 하다...)


시동을 켜면

시트 중앙에 박힌 N 로고에 불도 들어온다!!

유치하지만 불이 들어오면

"우오오"한다

시동을 걸거나 끌 때 반짝이는 N 로고...

4. 성능(PERFORMANCE)

벨로스터 N은

2.0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만나

275마력, 36 토크를 만들어 내는

현대자동차에서 N 브랜드를 도입하며

처음 내놓은 스포츠카 성격의 자동차다


물론 가격이나 브랜드를 고려했을 때

포르쉐, BMW 같은 레벨은 아니겠지만

이 정도의 성능이라면

실생활 영역에서는 차고 넘친다


부드럽게 운전하면 생각보다 편안하고

운전의 재미를 원할 때는

충분히 재미를 준다


죽기 전에 한 번쯤은

포르쉐 911, 벤츠 AMG - GT 같은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싶지만

그건 그 자동차들의 매혹적인 디자인 때문이지

그들의 어마 무시한 성능이 필요하지는 않다

어차피 나는 그 성능의 절반도 못쓸 테니까


그런 측면에서 벨로스터 N은

일반적인 운전자가 다룰 수 있는 수준에서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어 마음에 든다

(사실 내 실력으로 이 성능도 다 못쓰고 있긴 하다)


5. 소리(SOUND)

벨로스터 N이 처음 등장할 때

팝콘 배기음으로 유명했다


특정 요건을 충족할 때

(낮은 기어 단수에서 높은 엔진 회전수를 사용할 때)

"빠방!" 하면서 권총 소리가 나는데

들어본 적은 없지만 팝콘을 튀기는 소리라 해서

팝콘 배기음이라 불린다


하지만 굉장히 굉장히 시끄럽기 때문에

지구 상에 인류가 없어졌나 싶을 정도로

내 앞 뒤에 차가 1대도 보이지 않는

적막한 상황에서만 해봤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도로 환경에서는

1년을 넘게 운전하며 5번 정도 해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자극적인 소리가 없어도

평소에 들리는 배기음이 매력적이다

"고로롱~"

(뽀로로의 크롱이 생각날 때도 있고)


"우르릉 쾅쾅", "부아앙", "콰광쾅쾅"

처럼 과하지 않고 적당해서 좋다


ONE AND ONLY

자동차를 다루는 매체 중

영국의 <탑기어>가 있다

국내에서도 <탑기어 코리아>로

유튜브 영상과 잡지가 발행된다


그런 <탑기어>에서

누군가 이런 말을 한 게

기억에 남는다


모든 항목이 평균적인 자동차보다

평균에 못 미쳐 불편한 점이 있어도

어느 한 요소가 남다른 자동차가

오래도록 기억되고 사랑받는다


사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평균을 잘 맞춘 균형 잡힌 자동차가 

구매자에게는 더 좋지 않나?'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나 역시 어느 한 요소가 남다른 것 때문에

벨로스터 N을 선택했다

 

30대 후반에는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에

후면 테일램프는 너무 싫었고

전기차 시대에

왜 이런 차를 타냐는 질문에 종종 답해야 하는

그런 불편한 자동차지만


오직 수동변속기로만 출시된 점*과

그 수동변속기의 매력적인 디자인만으로

벨로스터 N이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다


*2020년부터는 자동변속기 모델도 출시되었지만

오직 이것 때문에

특히 현대자동차에서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감각적인 수동변속기 디자인은

'기꺼이 불편한 수동운전을 하겠다'

는 마음까지 불러왔다


복잡하고 힘든 세상

One and Only

유일한 단 하나의 요소만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벨로스터 N의 수동변속기

나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나이가 이렇게 들고 보니

내 모든 측면이

모두에게 좋게 받아들여지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그저 누군가가 나를 떠올릴 수 있는

남다르고 유일한 측면이 하나쯤은 있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면 좋겠다


벨로스터 N을 드디어 이야기 한

에피소드 8 끝!

빠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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