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보다 마음의 간격이 더 힘들었던 시간
러닝을 통해 배웠어요.
좋아하는 걸 함께 한다고 해서
늘 웃기만 하는 건 아니라는 걸요.
그래도 또 같이 하고 싶었어요.
이번엔 골프였어요.
남편은 업무상 필요로 골프를 시작했어요.
저도 처음부터 같이 배우기 시작했어요.
같은 시점에 시작했으니, 이번엔 러닝 때처럼 실력 차이로 서운할 일은 없겠지 생각했어요.
그렇게 또 조금은 기대했어요. ‘이번엔 잘 맞겠지.’ 하고요.
하지만 아니었어요.
아니, 더 어려웠어요.
골프는 러닝보다 더 ‘같이 하는’ 운동이더라고요.
게임을 하려면 실력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하고,
필드에 나가면 시간도 길고, 동선도 엮여 있어요.
같이 한다는 게 생각보다 더 밀착된 일이었어요.
그리고…
그만큼 차이가 더 선명하게 느껴졌어요.
남편은 금세 늘었어요.
저는 너무 느렸어요.
공이 제대로 맞지 않고,
자세는 계속 틀리고,
100번 알려줘도 도무지 몸이 말을 듣지 않았어요.
남편은 알려주려 애썼어요.
처음엔 친절하게,
그다음엔 반복해서,
나중엔... 답답해서.
말은 거칠지 않았지만
‘그 자세 아니라고 했잖아’,
‘아까 그거 또 나왔네’ 같은 말들이
자꾸만 혼나는 기분을 들게 했어요.
그렇게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고,
어느 순간 자신감이 바닥까지 내려앉았어요.
골프채를 드는 순간부터 위축됐어요.
그런 제 모습을 남편도 보는 게 힘들었대요.
답답함과 미안함이 뒤섞인 얼굴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이번에도 러닝 때처럼 하자.
같이 하려면 진짜 열심히 하던지,
아니면 그냥 따로 하자.”
그 말이 틀린 건 아닌데
그 말을 듣고 마음 한켠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또 이 패턴이구나.’
‘나는 왜 자꾸 같이 하자 해놓고 못 따라가는 걸까.’
혼자 자책도 했어요.
그래도 이번엔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말했어요.
“3개월만 진짜 해볼게요.
열심히 해보고,
안 되면 그때는 그만두던가, 따로 하던가 해요.”
그게 우리 둘 다 감정이 상하지 않고
지금 이 고민을 버티게 해주는
작은 약속이 됐어요.
지금 우리는 그 약속의 시간 안에 있어요.
조금 더 열심히 연습하고,
조금 더 솔직하게 감정도 말해보고 있어요.
아직 확신은 없지만,
이 과정을 통해
저는 ‘내가 뭘 힘들어하는 사람인지’
남편은 ‘내가 뭘 느끼는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중이에요.
같이 한다는 건,
무조건 붙어 있는 것도,
늘 잘 맞는 것도 아니에요.
서로 다른 속도를 인정하면서
계속 함께하려고 애쓰는 거예요.
이번엔 러닝보다 훨씬 더 느리고 어렵지만,
지금 우리 부부는 ‘같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조금씩 다시 배워가는 중이에요.
이제 진짜 묻고 싶어져요.
“취미 하나면 충분할까?”
아니요.
그 하나 안에서도 계속 마주치고,
부딪히고, 노력해야 할 게 참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