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는 이유
부러워 죽겠어.
저 사람은 협찬으로 다 받더라.
전부 몇 백만원 짜리래.
친구의 말에 입술이 달싹거린다
그럼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키워보는건 어때?
이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지만 생선가시도 아니고 목에 턱 걸려온다. 이미 몇 번은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 같아서.
방법을 알려주면 이유가 붙고, 시작이라도 해보자고 하면 힘들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래서 대화는 늘 같은 자리에서 끝나버린다.
저 사람은 원래부터 잘난 것 같고,
나는 시작해도 안 될 것 같고, 시간도 없고, 여건도 안 되고.
듣고 있으면 틀린 말은 아니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가끔은 그 말들이 이렇게 들린다.
부럽지만 노력은 안 할래.
그 순간, 마음의 온도가 천천히 끓어오른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때?
그 말이 입 안을 맴돌지만, 씁쓸한 맛만을 남긴 채 녹아버린다.
어차피 닿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라.
여러 번 비슷한 말을 꺼냈고, 돌아오는 답은 늘 같았다.
그래서 더 말해봤자 서로에게 남는 게 없다는 것도 이미 잘 알고 있다. 괜히 공기만 더 무거워질 뿐.
나도 사람인지라 나보다 좋은 것을 갖고 있고 잘나가는 사람을 보면 부러워진다. 그 감정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자연스러운 반응이니까. 다만 입 밖으로는 잘 꺼내지 않는다. 부러워만 해서는 바뀌는 게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나보다 잘난 사람을 부러워하는 건 당연한 감정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지 않을까.
이 부러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
부러움은 쉽게 싹을 틔운다.
눈에 보이는 결과는 많고, 비교는 더 쉬워졌으니까.
그 감정을 느끼는 것까지는 자연스럽다.
다만 거기서 멈추는 순간,
그건 방향이 아니라 정체가 되어 버린다.
부럽다는 말 뒤에 아무것도 붙지 않으면, 다음 장면은 바뀌지 않는다. 쟤는 되고, 나는 안 되고. 조건이 다르고, 시작점이 다르다는 이유들만 쌓인다. 그 사이에서 시간은 조용히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 버린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말을 줄이게 됐다. 공감은 한 번이면 충분하고, 그 다음은 각자의 선택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더 얘기해봤자 바뀌는 건 없다는 걸 몇 번 겪고 나면, 굳이 같은 말을 반복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부러움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다.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에 가깝다. 저기까지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니까. 다만 그걸 붙잡고만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은 그 다음이 있어야 한다.
거창한 게 아니어도 된다.
하나 올려보는 것,
한 번 더 시도해보는 것,
어제랑 조금 다르게 해보는 것.
그 정도로도 충분히 정지해있던 흐름에 미약하게나마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마음껏 부러워해도 된다.
하지만 그 감정에 공감까지 바라지는 말 것.
그건 위로가 아니라,
그 자리에 머무를 이유를 하나 더 얹는 일이니까.
나조차도 가끔 스스로한테도 묻게 된다.
부럽다고 느낀 다음,
나는 거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 발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