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스터디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 잡았다. 오픈형이라 주변은 사람들 웅성거림과 의자 끌리는 소리로 가득하지만, 내 귀에는 닿지 않았다.
노트북을 켜고 ‘가볍게 사랑하지 않는 것’ 2편을 적기 시작했다. 산미를 머금은 커피 향, 잔뜩 집중한 사람들의 열기, 모든 게 배경이 된다.
지난 주말, 남편과 술 한 잔 걸치고 코인 노래방으로 향했다. 조그마한 방 안에 들어서자 익숙한 풍경이 몸을 감쌌다.
레슨에서 배운 대로 횡경막을 내리고 갈비뼈를 확장하며 소리를 내봤다. 내 입에서 낯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남편은 엄지를 들어 흔들었다.
경연에 나갈 생각도, 유튜브에 올릴 계획도 없다.
그저 성대를 통해 흘러나온 선율에 몸을 맡긴다.
건조하게 메일을 쓸 때 멈춰있던 초침이
장소가 스터디카페로 옮겨지는 순간
째깍하고 달리기 시작한다.
마음의 온도를 높여주는 일은
돈으로 식히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