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항복 미술관'을 읽으며
침대에 옆으로 돌아 누워
팔베개를 하고,
펼쳐 놓은 책장을
팔랑 넘기다 보면
까무룩
이불 속으로 빠져든다.
오늘의 나는
전쟁으로 인해 독일로 망명한
유고슬라비아의 작가.
두 평 남짓한 잿빛 공간에서
창문 너머의 뿌연 풍경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하나씩 잡아들어 종이로 내려놓으면,
흐릿했던 창문이 어쩐지
맑아지는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