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다만 묻혀있었을 뿐?

by 비코토

"노래 배우는데 소질 있고 이 정도면 재능 있어요."

"네? 뭐라고요? 저 노래 못하는데요?"


삼십 몇 년을 스스로 음치라고 생각해 온 나에게 보컬 레슨 선생님은 재능이 있다고 했다. 보컬 레슨은 살면서 처음인데 진도가 좀 빠르네?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런데 내가 노래에 재능이 있다니!


의문 가득한 얼굴의 나를 바라보는 선생님의 표정은 약간 상기되어 있는 듯 했다. 수십 번 말해도 못 알아듣거나 따라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알려주고 한 두 번만에 따라할 수 있는 건 재능이라고. 신나서 얘기해주시는 선생님의 말에 약간 어깨가 으쓱였다.


사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중이다.

이런, 자만해서는 안 되는데.


레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재능은 누구라도 가지고 태어났는데 다만 발견하지 못한 게 아닐까. 나처럼 잘 한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해서 쳐다도 보지 않아 그것이 재능임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으리라. 정말이지 우연한 기회가 아니면 영영 모른 채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묻혀 있는 재능은 슬피 울며 이렇게 외칠 것 같다. 나 좀 봐줘! 발견해달라고!


못할 것 같다고 혹은 어렸을 때 한 소리 들었다고 지레 겁 먹지 말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간다면 일단 무작정 시작해보면 좋겠다. 그게 뭐라도 좋으니. 그게 언제라도 상관 없으니.


혹시 모른다. 그 길로 제 2의, 제 3의 인생을 가게 될 지?


나에게는 글쓰기도 그런 존재이다. 어린 시절을 거쳐 작가의 꿈을 접었고, 영문학 전공을 하며 무수한 에세이를 쓰며 글쓰기에 소질은 0을 넘어 마이너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붙잡았더니, 조금은 내게 맞는 옷을 찾은 것 같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도 이렇게 올리고 있다. 오늘은 영화와 ott 콘텐츠 크리에이터로도 선정이 되어 마음껏 비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일단은 건드려라도 보는 건 어때요?

뭐가 나올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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