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이 뭐라고 9

라오스 영주권을 따내기 위한 처절한 사투

by Xay 싸이

2024년 10월


9월 말에 외교부 영사국장의 결재를 받은 영주권서류의 다음 행선지는 드디어 이 긴 여정의 종착역, 공안부다. 영사국에서 바로 공안부로 직행하지 않은 이유는 9말 10초 징검다리 연휴에 질녀를 달고 놀러 와서 삐대고 있던 나의 Lifetime horror 사촌동생 때문. 이 모녀는 아무 데도 안 가고 밥만 멕여주면 된다고 말은 하지만, 입맛의 기준도 쏘 하이한 하이쏘이시고 이래저래 뫼시는 데 신경이 쓰인다. 이들로부터 해방되자마자 모닝마켓 딸랏싸오 앞의 공안부로 갔다. 서류 접수는 이 건물의 접수처에서 하는데, 정작 서류 담당 부서는 쩌어기 공항 뒤쪽 넝븍에 코이카가 새로 지어준 출입국관리사무소 건물에서 한단다. 당연히 서류 배달은 민원인이 직접 한다. 이런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것이 영주권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절차다. 내가 이 영주권을 언제 시작했더라? 이미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다음 달에 또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시기가 닥쳐온다. 먼저 영주권 한 선배가 가장 오래 걸리는 절차가 이 공안부 내부 절차라 했으므로, 한 달 안, 비자 갱신 전에 영주권이 나올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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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을 가지지 마.... 포기하면 편해....
IMG_5238.jpg 만날 이 공안부 앞 가게에서 카오삐악을 먹으면서도 내가 여기 올 일이 있을 줄 몰랐지.

시내를 가로질러(서울 강북에서 강남 가는 수준의, 꽤 진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일임;;) 넝븍으로 최근에 이전한 공안부 보안총국에 서류를 내러 갔다. 영어로는 부나 총국이나 Public Security로 같지만 라오말로는 ກະຊວງປ້ອງກັນຄວາມສະຫງົບ 까쑤앙뻥깐쿠암상옵 / ກົມໃຫຍ່ ສັນຕິບານ 꼼냐이 산띠반으로 다르다. 경찰국가답게 공안부 안에 이민과 주민등록 관련 부서들이 다 모여 있다.

경찰총국 ກົມໃຫຍ່ຕຳຫຼວດ

보안총국 ກົມໃຫຍ່ສັນຕິບານ <- 이 안에 이민국, 외국인관리국이 있다.

군수총국 ກົມໃຫຍ່ພະລາທິການ

사무국 ຫ້ອງວ່າການກະຊວງ

호적관리국 ກົມຄຸມຄອງສຳມະໂນຄົວ

통신국 ກົມສື່ສານ

collage2.png KOICA가 지어준 이민국 건물. 왠지 여기서 일하는 자들은 나에게 잘해 주어야 할 것 같지만 그런 거 없다.

10월 초에 외국인관리국 결혼영주심사과에 서류 일체를 제출하고(수수료 10만 낍), 10월 말에 인터뷰를 한 번 더 진행했다. 사무실에 비슷한 또래의 직원이 서넛 있었는데, 서류를 받는 것도, 인터뷰도 같은 직원이길래, 일로 분업하는 게 아니라 민원인별로 분업을 하는 건가 싶었다. 그, 그렇다면.... 이 직원은 중요한 사람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수수료가 40만 낍이라기에 작년 말에 구청 공안과에서 써먹은 '낍이 없다며 천 밧 내기' 수법을 시전하였다. 20여 년을 라오스 살며 이런저런 공무원들을 많이 겪었으나 봉투 싫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공무원 월급이 아주 작고 귀엽기 때문이다. 하지만 봉투는 봉투고 일은 일인 사람도 많다. 이 직원도 그랬다. 내부 검토 및 최종 승인까지 거의 6개월 이상 소요된다기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측은한 표정을 하였으나 통하지 않았다. 진행상황이나 물어보게 왓츠앱 번호를 달랬더니 개인번호는 안 주고 사무실 전화번호를 준다. 이 정도 철벽을 치는 건 라오스 공무원 치고 흔하지 않은데 데인 일이 많은가 보다.


캄판 선생님이 아는 어느 부 차관 아들이 이 외국인관리국에 일한다고, 좀 빨리 진행 가능한지 물어보겠다고 했지만 글쎄, 지인 정도로는 끗발이 안 설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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