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펼쳐 읽고 싶은 한 줄이 있기에
어쩌면 여행자들은 세상 모든 곳에서 자신만의 장소를 보고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자신만의 우유니, 자신만의 마추픽추, 자신만의 카파도키아를. 당신이 본 우유니와 내가 본 우유니는 같은 곳이 아닐 것이다. 여행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의미 있어진다.
남들 다 하는 여행, 남들 다 가는 장소라고 해서 떠나지 않을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같은 곳이라도 마음속으로 다른 부분에 밑줄을 긋고 있을 테니까. 다시 펼쳐 읽고 싶은 그 한 줄이 있기에 우리는 또 떠나고, 힘을 얻어 살아가는 것이니까.
- 389쪽, 여행에 밑줄을 긋다 <여긴 지금 새벽이야>, 김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