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주어진 휴식의 맛
터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서
최소 폭이 700미터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으로 나뉘는 도시 이스탄불. 오전에는 유럽의 거리를 걷다가 저물녘이면 아시아의 언덕에서 해 지는 걸 보곤 했다. 한 나라에 두 대륙이 있고 걸어서 이편과 저편에 번갈아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들이 경계 지은 것들이 얼마나 개념적인가 깨닫게 했다. 아시아와 유럽이라는 구분 없이 해협 건너를 오고가는 것처럼, 마음의 경계가 없다면 '이곳'과 '저곳'이 다르지 않았다.
- <여긴 지금 새벽이야>, 김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