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재발 주기가 매우 짧다. 한 보름쯤 전에도 재발했었는데 그때는 증상이 미약해서 별다른 치료 없이 넘어갔다. 그래서일까. 또 시작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뭔가 심상치 않다.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이 병 때문에 삶의 질이 팍팍 떨어진다. 이번에는 나의 어느 약한 부분이 공격당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참고로 이 병은 치명적인 바이러스 같은 독한 질병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하찮게 느껴져서 무시하기 십상인 병인데, 그렇게 사람들이 방심한 틈을 타서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갉아먹는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사람들과 그 역사를 함께 한 이 병! 실제로 나이, 인종, 성별을 불문하고 이 병에 한 번도 안 걸린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지구상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고 한다.
아래는 사람들의 인생을 숙주로 삼아 그 세력을 키우고 있는 이 병에 대한 실태보고서이다.
병명
-아무것도 하기 싫은 병
원인: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음.
-학자들은 '체력 저하'가 병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추정.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날씨 탓'이 있음.
-그 외 번아웃, 수면 부족, 스트레스. 전신 피로, 과음등 다양한 이유로 발병.
증상:
-자꾸 눕고 싶어 짐.
-입에서 '귀찮아'라는 말이 계속 나옴.
-달달한 음식을 찾아다님. (평소 이런 음식을 안 먹는 사람도 예외 없음)
-TV 리모컨을 손에서 놓지 못함.
-평소 하던 일에 대한 의욕 상실.
-때때로 나만 루저 같은 착각과 오해를 일으킴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넷플릭스, 유튜브, 푹신한 의자 등이 있음.
전염성: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전염성은 없음.
-드물게 가족 간 혹은 친한 친구사이에 전염 가능성이 있으니 조심할 것.
-MBTI 유형중 I형 (내향인) 이 감염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
치료법과 대책:
-대개는 자연 치유되지만 일부는 만성 질환으로 넘어가기도 함.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생활이 도움이 됨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갈 것을 전문가들은 권함.
-번아웃이 오지 않게 일과 휴식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
-'덕질'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는 만큼 삶의 활력소를 찾는 게 중요.
결론:
이 병은 자주 재발하는 만큼 면역력을 갖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알려진 바 평생 면역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치료보다는 '예방'을 강조하며 평소 병에 걸리지 않는 습관을 유지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일정한 루틴'을 갖는 삶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보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