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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바위 Jun 23. 2023

'아무것도 하기 싫은 병'의 실태 보고서


 아아~ 또 병이 도졌다.

이번에는 재발 주기가 매우 짧다. 한 보름쯤 전에도 재발했었는데 그때는 증상이 미약해서 별다른 치료 없이 넘어갔다. 그래서일까. 또 시작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뭔가 심상치 않다.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이 병 때문에 삶의 질이 팍팍 떨어진다. 이번에는 나의 어느 약한 부분이 공격당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참고로 이 병은 치명적인 바이러스 같은 독한 질병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하찮게 느껴져서 무시하기 십상인 병인데, 그렇게 사람들이 방심한 틈을 타서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갉아먹는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사람들과 그 역사를 함께 한 이 병! 실제로 나이, 인종, 성별을 불문하고 이 병에 한 번도 안 걸린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지구상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고 한다.


아래는 사람들의 인생을 숙주로 삼아 그 세력을 키우고 있는 이 병에 대한 실태보고서이다.



병명

-아무것도 하기 싫은 병



원인:

-정확한 원인은 아직 혀지지 않음.

-학자들은 '체력 저하'가 병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추정.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날씨 탓'이 있음.

-그 외 번아웃, 수면 부족, 스트레스. 전신 피로, 과음등 다양한 이유로 발병.



증상:

-자꾸 눕고 싶어 짐.

-입에서 '귀찮아'라는 말이 계속 나옴.

-달달한 음식을 찾아다님. (평소 이런 음식을 안 먹는 사람도 예외 없음)

-TV 리모컨을 손에서 놓지 못함.

-평소 하던 일에 대한 의욕 상실.

-때때로 나만 루저 같은 착각과 오해를 일으킴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넷플릭스, 유튜브, 푹신한 의자 등이 있음.



전염성: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전염성은 없음.

-드물게 가족 간 혹은 친한 친구사이에 전염 가능성이 있으니 조심할 것.

-MBTI 유형중 I형 (내향인) 이 감염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



치료법과 대책:

-대개는 자연 치유되지만 일부는 만성 질환으로 넘어가기도 함.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생활이 도움이 됨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갈 것을 전문가들은 권함.

-번아웃이 오지 않게 일과 휴식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

-'덕질'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는 만큼 삶의 활력소를 찾는 게 중요.



결론:

이 병은 자주 재발하는 만큼 면역력을 갖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알려진 바 평생 면역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치료보다는 '예방'을 강조하며 평소 병에 걸리지 않는 습관을 유지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일정한 루틴'을 갖는 삶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보고되어 있다.




아~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땐 나처럼 배 내밀고 자보라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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