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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느림 Jul 11. 2021

변화를 맞이한다는 것
변화를 시작한다는 것

짧은 생각 짧은 글

대학교 3학년 휴학생 시절,

과외와 알바, 취미생활을 병행하며

휴학기간을 보내던 때가 있었다.


적당한 수입과 많은 여유시간,

의무나 압박이 거의 없는

정말 주도적인 삶이었다.


어쩌면 대부분의 것이 안정궤도에 올라와있는 그 시절이

'평화'로운 시절은 아니었을까 돌아보기도 한다.


/

모든 '변화'가 그렇듯 갑작스러운 그 녀석은

아무 노크 없이 찾아온다.


8개월을 넘게 진행하던 과외돌이로부터,

당장 내일부터는 수업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였다.


과외가 끊기는 것.

어쩌면 작은 변화고 지나가는 바람일지 모르겠으나

취미와 취향이 많이 닮아있던 우리 둘을, 나는

과외 돌이 와 과외선생 그 이상의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갑작스럽게 관계의 종료를 알렸고,

그래서인지 꽤나 타격이 컸다. 


수입이 끊기고, 친구라고 믿었던 이에게 배신당한

그런 느낌도 강했지만, 무엇보다 나의 '평화'로웠던

일상이 붕괴되는 것이 나에겐 큰 혼란이었다.


/

그렇게 잘 가꿔놓은 내 정원 속 분수대가 부서졌고

중심을 잡고 있던 분수대가 사라지자

모든 정원의 모습이 일그러져 보였다.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았고,

더 이상 평화롭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 '변화'를 이용하기로 했다.

일그러진 틈을 더욱 강하게 내려쳐

오랜 기간 가꿔온 '평화'로웠던 내 일상을

완전히 부수기로 한 것이다.


/

과외만 다시 구하면 됐을지도 모르고,

좋은 분수대만 하나 구하면 됐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아직도 정확히 이해가 가진 않지만

어렴풋이 남아있는 기억은


작은 변화를 이용해 진짜 변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기왕 하나 빠그라진 것. 그냥 처음부터 다시 하자!"


/

그렇게 나는 하고 있던 모든 일을 그만두었다.

아르바이트, 의도적으로 해오던 습관 등


완전히 종료시키고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갔다.

배우고 싶었던 것에 도전하고자 새로운 학원을 등록했고,

새로운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이 변화 속에서 스스로를 감쌌던 큰 동요가 있었는데,

그건 뭔가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스스로가 만족스러웠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이로써,

나는 변화로 인해 얻는 것들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때 깨닫게 되었다.


/

이 깨달음 이후로 큼직한 변화를 의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2018 휴학 생활에서 생활패턴을 완전히 바꾸었고

2019 기존 전공에서 타 전공으로 소속 변경을 했고

2020 쉬운 수업이 아닌 어렵고 의미 있는 수업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2021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다른 회사로 이직했으며, 독립을 시작했다.


새로이 도전해온 대부분은 '필요'를 넘어선 것들이었다.

굳이 소속 변경을 하지 않아도 잘 맞는 전공이었고,

굳이 퇴사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이었으며,

굳이 독립하지 않아도 일상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럼에도 '필요'이상의 '투자'와 '도전'을 '굳이' 실행한 것은

내가 살아있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며

명확하게 '성장' 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확인시키기 위해서이다.


/

살아가면서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원했던, 계획했던 방향대로 '성장'하고 있는 것인지

왕왕 헷갈릴 때가 많은 것 같다.


왜냐하면 아무도 매번 가이드를 해주지 않고,

우리가 주기적으로 '회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점은 잘했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정리하는 것


그래서 나는 이런 '변화'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들이

스스로 삶을 돌아보고, 잘해오고 있는 것인지 '회고'를 할 수 있는

기회와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다음 단계를 꿈꾸고 도전하면서,

성장해나가는 삶을 이어가고 싶다.

그렇게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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