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쓰러진 전동킥보드 앞에서
나는 잠시 멈칫한다.
'세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괜히 오지랖 떠는 건 아닐까'
주저하다 결국 지나친다.
그러던 어느 날,
넘어진 킥보드 바다에 낯선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넘어졌어요. HELP'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나는 손을 뻗었고,
쓰러져 있던 것을 일으켜 세웠다.
사실 그동안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니었다.
행동으로 옮길 확신이 부족했을 뿐.
HELP, 그 짧은 단어가
내겐 도움을 실행할 신호가 되었다.
킥보드 앞에서 망설이던 내 모습이
사람들 앞에서의 나와 겹쳐 보였다.
누군가 힘들어 보일 때
도움이 필요하겠지 짐작하면서도
괜히 나서는 건 아닐지
실제로 힘이 될 수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아
결국 한 발 물러서곤 했다.
하지만 상대가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
나는 주저 없이 손을 내밀었다.
나는 원래 돕고 싶었던 사람인지도 모른다.
다만, 나에게는 작은 신호가 필요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