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돕고 싶었던 사람

by 글쓴이 김해윤



멈춰 선 순간, 내가 본 것



길가에 쓰러진 전동킥보드 앞에서

나는 잠시 멈칫한다.


'세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괜히 오지랖 떠는 건 아닐까'

주저하다 결국 지나친다.


그러던 어느 날,

넘어진 킥보드 바다에 낯선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넘어졌어요. HELP'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나는 손을 뻗었고,

쓰러져 있던 것을 일으켜 세웠다.


사실 그동안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니었다.

행동으로 옮길 확신이 부족했을 뿐.


HELP, 그 짧은 단어가

내겐 도움을 실행할 신호가 되었다.




확신이 필요한 순간



킥보드 앞에서 망설이던 내 모습이

사람들 앞에서의 나와 겹쳐 보였다.


누군가 힘들어 보일 때

도움이 필요하겠지 짐작하면서도


괜히 나서는 건 아닐지

실제로 힘이 될 수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아

결국 한 발 물러서곤 했다.


하지만 상대가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

나는 주저 없이 손을 내밀었다.


나는 원래 돕고 싶었던 사람인지도 모른다.

다만, 나에게는 작은 신호가 필요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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